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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을 임해성 Nov 27. 2022

뮤지컬 하트시그널

알 수 없는 사람 마음 들여다보기

<도을단상> 뮤지컬 하트시그널

하마시어터는 소극장의 미래를 보여주는 극장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전작 뮤지컬 써니텐도 그렇고 오늘 본 하트 시그널도 5장의 LED스크린을 이용하여 마치 영화를 보듯 배경장면을 바꿔냅니다.


주요장면의 배경만을 설치하고 나머지를 비약이나 생략, 비유와 상상으로 메워야 하는 것이 연극관람의 기본이라고 생각하던 것이 드디어 기술과 만나 해결되는 모습을 보는 듯 합니다.


나머지는 소극장 공연예술의 묘미를 그대로 살려냅니다. 지근거리에서 배우들의 얼굴과 숨소리까지 느낄 수 있는 점, 상당수 배역을 멀티에게 맡기고 그 배역들을 일부러 교차, 중복, 중첩시킴으로써 몰입과 감탄과 박수를 견인하는 것 등이 그렇습니다.


좀 일찍 나가 대학로를 걷노라니 졸업공연과 이를 축하하는 이들로 북적이더군요. 연기과나 작곡과 학생들이 계속 공급되니 대학로에서 더욱 질 좋은 작품들이 나올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짝사랑하는 마재길, 싫다는 천세현, 세현이 좋아하는 김한. 세 사람을 둘러싼 엇갈린 사랑과 남녀간의 몰이해를 이해로 반전시키는 영혼바뀜의 소재는 이제는 상투적이지만 LGBT를 등장시키고 좋은 넘버들로 버무려 재미가 있었습니다.


노래 잘 하고 몸 좋고 외모도 봐줄 만한 배우들이 나와서 결국엔 사랑하면서 끝나는 세상과는 다르지만, 배 나오고 목 메이고 살이 새는 몸으로라도 즐거움과 소소한 행복을 놓칠 수는 없겠지요.


남들이 뭐라해도 할배에겐 파고다 공원이 있고, 아재에겐 대학로의 낭만이 있으니까요.


연극보다 더 연극같은 경험을 한 최근 3년 동안 연극이야말로 진정 저를 위로하고 즐겁고 행복하게 해 준 좋은 취미임을 새삼 느낍니다.

가족과의 관계라는 측면에서도 지난 3년은 제게 큰 기회였죠.


어느 정도 객석이 차오른 무대 위에서, 무대 위라야 빛날 수 있는 배우들이 환하게 웃음꽃 피우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면서 진정 커다란 박수를 보냅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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