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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도을일기

뇌와 얼굴과 몸

당신은 어디에서 섹시함을 느끼시나요?

by 도을 임해성

<도을단상> 뇌와 얼굴과 몸

SNS를 사용하다 보니 플랫폼별로 성격이 좀 다르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브런치-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의 어플을 통해서 텍스트와 사진과 동영상을 접하게 됩니다.

그러고 보니 글을 통해서는 그 사람이 뇌를,

사진을 통해서는 그 사람이 얼굴을,

동영상을 통해서는 그 사람이 몸을 드러내고 싶어한다는 것또한 느껴집니다.


저는 인스타그램은 계정을 만들었다가 게시물 다 지우고 휴면상태입니다.

페이스북은 인스타와 연결되며 동영상과 사진 비율이 늘어나면서 짜증이 늘었고 사용빈도는 줄었습니다.

그래도 좋은 글을 올려주시는 분들의 포스팅을 훔쳐보고 핥아먹는 재미때문에 끊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브런치와 밀리의 서재 비중이 가장 높아진 상태가 되었네요.


몸밖에 걱정할 것이 없는 풍요의 시대, 몸밖에 드러낼 것이 없고 몸에 열광하는 육체의 시대에 어느 구석 골방에 쳐박혀 있을 지도 모르는 정신의 유품이랄까, 어릴적 다락방에 숨겨둔 보물상자라도 찾는 듯 누군가의 뇌가 뿌리는 페로몬의 향기를 좇아 글과 텍스트에 집착하는 '시대에 뒤떨어진 남자'의 길을 갑니다.


기꺼이 벗은 몸을 들이미는 숱한 여인들의 짧은 동영상의 숲을 지나가며 가끔 보이는 근육질의 남자사진을 볼 때마다 매년 새롭게 하는 새해 다짐을 되풀이 해 봅니다.


아, 진짜 저렇게 무식한 몸은 되지 말아야지.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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