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을단상> 세상은 요지경..

참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by 도을 임해성

<도을단상> 세상은 요지경..

지금부터 정확하게 989일 전.

아들을 데리고 회사에서 짐을 좀 들게 하려고 같이 출근한 날이었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있는데 내 앞에 있는 남자가 통화를 하더군요.

"샀어? 샀어?"

"얼마나 샀어?"

"에이 많이 사라니까..바로 상갔잖아~"


그 때 시간이 아침 9시 5분, 10분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상한가 종목을 확인해 보았습니다. 과연 한 종목이 장 개시와 동시에 상한가를 쳤더군요. 하루종일 풀리지 않고 상한가를 유지합니다.

그 다음날도 거래 없이 상한가.

속이 타들어갑니다. 입이 바싹바싹 마르더군요.

3일차도 상한가..그러다가 오후에 잠깐 풀리더군요. 잽싸게 샀습니다. 캬~ 그 손맛이란..ㅎㅎ


그리고 그 이후에는 제 투자 공식대로 진행되었습니다.

귀신같이 제가 산 줄 알고는 내리기 시작하더군요.

헷갈리지 않게 안정적으로 주가가 내려서 마침내 반토막이 났습니다. 이제부터 게임시작이죠.

물 탈 돈도 없으니 세월을 낚는 태공망의 심정으로 빈 낚시를 드리우고 찌를 노려보는 일도 없이 잊고 지내기를 어언 3년.

아들녀석의 한심하다는 듯한 말없는 눈길을 견디며 지낸 세월이었죠. ^&^;;;


공식처럼 꼬리를 들어올리며 꿈틀대더니 묵직하게 지수 그래프를 끌어올리는 보이지 않는 힘으로 영차영차 힘차게 펄떡입니다.


현재 수익률 50%,

다시 눈을 감고 쳐다도 보지 않아야 할 인내의 시간입니다.

이러다가 휴지된 경우도 서넛 있지만 전 기본 수익률 목표가 최소 100%인지라 좀 더 뜸을 들일 생각입니다.


어차피 지금 당장 쓸 돈도 아니고 보니 있으나 없으나 그게 그겁니다.

정말 물욕이 크지 않아서 하루 두 끼 밥 먹고 간혹 여행 다닐 수 있으면 크게 더 좋은 것을 먹고 싶거나 넓은 집이나 비싼 차에도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덧없는 기다림 속에 인연이 있어 잡혀 올라온 물고기를 잡아채는 짜릿한 손 맛을 보고 돌아갈 때는 다시 물 속에 풀어줘야 하는 것이 인생이라 생각합니다.


과정 안에 성취가 있는 것이라 저는 믿습니다.

얼마나 쥐었다가 얼마를 남기느냐가 중요한 사람이 아니라서 그런지 따도 잃어도 그다지 감흥이 없습니다.


이상 엘리베이터에서 얇은 귀 때문에 물 먹을 뻔 했다는 얘기입니다.

원숭이가 찍은 종목이라도 오래 참는 자가 승리한다는 교훈도 있으려나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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