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굴지의 건설사인 대성건설 출신의 이 노장은 한 때 세계에서 가장 긴 다리의 영광을 누리던 세토대교를 만든 사람입니다.
저하고는 역사 속 뒷이야기를 즐겨 나누는 술 친구이기도 하지요.
1934년부터 영업을 시작한 긴자 라이온은 그 오랜 역사와 더불어 아직도 건재하다는 점에서 노장과 함께 하기에 좋은 장소입니다.
만날 때마다 늘 새로운 도전의 내용을 들려주는 그야말로 마음이 청춘인 분이지요. 그 발상이 매우 엉뚱한 것도 많아서 늘 큰 웃음으로 즐거이 대화를 합니다.
언제 다시 볼 수 있을 지 몰라 사진을 같이 찍자고 하려다가, 자칫 새삼스럽게 그 의미를 눈치챌까봐 그냥 몰래 셀카를 찍었습니다.
20년 이상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나를 친구라고 불러주는 나카가와 고문은 단 한 잔도 밀리지 않고 저와 똑 같은 양의 맥주를 기분 좋게 들이키고는, 긴자의 밤이 뿜어내는 열기와 적당한 조명으로 어둑한 밤의 그늘 속으로, 흔들 거리며 비틀 거리며, 아쉬운 이별에 손을 흔드는 것이 아니라 온 몸을 흔들며 그렇게 돌아서 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