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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을 임해성 Nov 23. 2023

<도을단상> 진짜 나쁜 소녀

알고보니 불쌍한 소녀가 아니라

<도을단상> 진짜 나쁜 소녀

프로이드를 걷어낸 완성도 높은 희곡.


연극 진짜 나쁜 소녀를 보았습니다. 작년에 처음 올렸을 때 본 작품입니다만, 배우들도 다 바뀌고 희곡도 바뀌었다고 해서 재관람을 했습니다.


희곡의 완성도가 매우 높아졌더군요. 배우들의 연기도 이쁜 척 하지 않고 배역에 충실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원작에서는 프로이드 심리학에 충실해서 극에서는 다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느낌이었습니다만, 이 번 작품에서는 사이코패스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확대재생산 되는가를 잘 보여주는 설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살인자가 있습니다. 신경증이 보이죠. 분석을 해 보니 아, 어렸을 때 이런 폭력을 겪었구나, 저런 억압을 당했구나..그래서 저도 모르게 저런 사람이 되었구나...

예를 들어 이게 프로이드적 분석이라면요.


사이코패스는 살인자가 스스로 나는 이런 경험을 해서 이래, 이런 억압이 나를 이렇게 만든거야 라고 떠들면서 스스로를 피해자로 정의하고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고 타인을 조종하려는 것 같아요..


냉정하게 자기 자신과 주변 상황과 탁월한 언변과 두뇌회전을 보이는 사이코패스를 프로이드적 연민으로 바라 볼 필요가 없다는 것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작품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22년의 소녀보다 23년의 소녀가 더 마음에 듭니다.

알고보니 불쌍한 소녀가 아니라 진짜 나쁜 소녀라서요~^&^


베트남 쌀국수와 반미를 흡입하고 다음 작품을 보기 위해 대학로를 걷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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