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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을 임해성 Dec 03. 2023

<도을단상> 노인들을 위한 음식은 있다.

보신탕과 해신탕

<도을단상> 노인들을 위한 음식은 있다.

3주 정도 부모님과 술을 함께 하지 못 했습니다.

여행을 같이 하거나 공연을 함께 보면서도 술은 같이 하지 못 했네요.


다 늦게 두 분이 코로나에 걸렸을 때도 저는 해외출장 일정이 잡혀 있어서 방문을 못 했고, 코로나가 나은 이후에도 아버지는 고질적인 입병으로 식사를 못 하는 날들이 길어졌습니다.


동생이 해신탕을 실어나르고, 저는 보신탕을 실어날랐지요.


2주 정도 꾸준히 보양식을 드시고 나니 얼굴에 다시 살이 오르고 술을 드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늘 함께 마신 술은 서울고량주. 아버지께서 드시고 싶다고 직접 고른 술입니다.

자칫 역할 수 있는 고량주 향을 살짝 누른듯 하면서도 고량주의 타격감과 맛은 살리는 데 성공한 듯 합니다.

기름기 많은 보신탕과 함께 마시기에 좋을 듯 하여 이 술을 선택하신 듯 합니다.


기력 떨어진 노인들 보양식으로는 역시 보신탕이 최고라는 생각이 듭니다.

몇 년전 거의 돌아가실 뻔한 엄마가 드시고 좋아지는 것을 보고는, 그 효과에 대해서는 추호도 의심이 없었는데 이 번에 아버지가 바짝 마른 볏짚같던 얼굴에 화기가 돌고 살이 오르는 모습을 보면서 너무 안심이 되었습니다.


아버지 평소 지론이 입에서 땡기면 먹으라는 것입니다. 병들고 아프면 우선 입에서 안 받는다는 것이죠.  

다시 입에서 밥이 땡기고 목에서 술이 당기는 날을 되찾아서 모처럼 가족들끼리 기분 좋게 한 잔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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