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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을 임해성 Dec 25. 2023

<도을단상> 부모님과 송년회

술과 안주 그리고 살아가는 이야기

<도을단상> 부모님과 송년회

성탄절 저녁 부모님과 만찬을 즐겼습니다.


오돌갈비야채찜전골, 물미역 데침, 두부김치를 안주로, 먼저 금가루가 눈처럼 휘날리는 금설金雪 35로 만찬의 문을 열었습니다.


40년간 즐기던 삼겹살을 제치고 아버지의 최애템이 된 오돌갈비. 드신 지 오래라고 먹고 싶다고 하셔서 준비를 했죠. 겨울에 어울리게 국물이 보글보글 끓는 소리를 통해 따뜻하고 넉넉한 분위기를 연출하려고 구이가 아니라 찜전골로 먹었습니다.


금가루가 흩날리는 35도의 인삼주를 식전주로 털어넣으니 짜르르 눈을 만진 손처럼 자극이 전해집니다.

인삼주를 발효주가 아닌 증류주로 마시는 기쁨이 작지 않습니다.


제 철 물미역에 감칠맛나는 초장, 막 삶아낸 두부에 농익은 김치.

보글보글 장단을 맞추며 끓어오르는 소리에 춤을 추듯 입 속으로 들어가는 남해섬초며, 콩나물과 말린버섯 모듬과 오도독 씹히는 오돌갈비..


풍악이 좋으니 술이 절로 들어가더군요.

평소와 달리 한 병으로 부족해서 밀양25를 더 꺼냈습니다.

밀도 높은 햇살 받은 사과로 만든 사과주입니다. 옅은 사과향과 25도의 알콜이 탄탄하게 만찬의 분위기를 받쳐주되 과하지는 않도록 연착륙으로 이끌어주더군요.


마지막 볶음밥은 다 못 먹고 내 몰라라 남겨둔 채, 삼대가 만찬을 마치자마자 부모님은 곧장 집으로 가고, 아들은 자기 방으로 가고, 저는 덩그러니 거실에 앉았네요.


참으로 쿨한 삼대입니다. ㅋ

그래봐야 다음주에 또 볼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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