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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을 임해성 Jan 06. 2024

설은 서른

설익은, 그리고 서러운..

<도을단상>설은 서른



설은 서른



꿈을 찾아 도시로 왔다.


설은 서른,

나를 설득하기에 지친 월세는

여기는 아무나 올 곳이 아니라는 협박을 하고.

가쁜 숨을 몰아대며 들이치는 삼시세끼, 내 숨을 앗는다.


그 때 부터였지,

너를 처음 보았던.

손을 내어 뻗기만 하면

이내 닿을 듯한 너의 눈길.


설운 서른,

끊임없이 유행하는 옷은 나를 지우고

끈기없는 시간들이 나를 가둔다.

망망한 도시에서 잃은 자유를

한 조각 피씨방 구석에서 얻는다.


설은 서른,

희끗희끗 풀썩이며 어둠을 밀어내는 숨소리,

꿈은 몰라도 잃어진 삶을 살라고 내모는 신발.

내일 때문에 뭉개진 오늘을 뒤지는 쓰레기통같은 하루.


그 때 부터였지,

처음인양 낯설기만 했던.

아무리 손을 저어 버둥거려도

이내 사라질듯 너는 묽었다.


설운 서른,

높은 빌딩 앞에 서서 뻐큐를 날리던,

사랑하는 이를 위해 내줄거라곤 고작 목숨밖에 없게 된,

이 도시가 싫다.


설은 서른,

꿈을 찾아 도시로 왔다.


설운 서른,

도시에서 삶조차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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