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도을단상> 휴머노이드 로봇과 기본소득

저주가 아닌 유희로서의 노동

by 도을 임해성

<도을단상> 휴머노이드 로봇과 기본소득

모든 것이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되는 듯 합니다. 2000년이 되어도 별 변화가 없어서 좀 따분하다고 느꼈었는데 요즘은 비교적 다이내믹하네요.


200년전 러다이트 운동은 기계파괴만으로는 자신들의 권리를 확보할 수 없다는 인식을 자극하였고 뒤이어 적극적인 참정권 확대를 요구하는 차티스트 운동으로 이어졌습니다.

공급이 부족하던 시대에는 노동자를 착취하는만큼 부가 커졌고, 기계는 사람에 비할 수 없는 부가가치를 안겨주었기에 사람과 기계, 자본과 노동은 서로를 적대시하고 대립했죠.


200년이 지난 지금 인류는 역사상 처음으로 공급과잉 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사람을 대신하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일반화되더라도 아마 제2의 러다이트 운동이 벌어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아무리 많은 노동력을 착취해도 팔리지 않는 한 부를 획득할 방법이 없는 자본의 입잠에서도 더 많이, 더 빨리 만드는 것이 제1의 과제가 아니라, 오히려 이 공급을 수용해 줄 가수요와 시장을 확보하는 것이 더 큰 과제일 것입니다.


인구감소와 고령화를 대비하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증대는 곧바로 줄어드는 소득과 소비시장의 문제를 가시화할 것이기에, 선진국과 우파 정부를 중심으로 '소비'유지를 위한 기본소득 도입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은행에 돈을 맡기려면 돈을 내야하는 마이너스 금리도 경험한 인류이기에, 부가가치의 원천으로서 자본주의를 돌리는 심장이 이제 더 이상 '공급'이 아니라 '소비'임을 받아들이게 될 것입니다.


장기적으로 인류는 노동을 신의 저주가 아니라 유희의 하나로 받아들이게 될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아들과 손주가 부럽네요. ㅎ

.

.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프롬프트 엔지니어의 등장과 인공지능의 실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