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용왕 앞에 끌려온 토끼가 유언 삼아 산중생활의 신산함을 담아 삼재팔난을 노래하는 동안에 수중생활을 하는 물고기와 연체류 생물들도 자신들의 삶도 마찬가지임을 깨닫고는, 주지육림의 연회를 즐기다 병을 얻고 자신만이 살고자 다른 생명을 죽이려는 용왕에 맞서게 됩니다.
국립으로 운영하는 소리꾼들이 혁명의 마당놀이를 풀어내는 모습이 자유로와 여여하더군요.
천재, 인재, 지재의 삼재와 산전수전공중전을 넘나드는 팔란의 와중에서도 대대손손 살아온 이 땅이 결국 우리네 약자인 토끼가 살아야 할 땅.
그 땅으로 돌아왔다 하여 귀토인지, 토끼가 다시 육지로 살아왔다하여 귀토인지, 알아서 무엇하며, 구별한들 무엇하리오 하며 우리 가락이 흐드러지게 피어선 지고 피고 지며, 2시간의 춤이 잦아듭니다..
중간에 용왕으로 하여금 별주부에 대한 의심을 거두라면서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큰 깨우침이 있었습니다.
외부의 적과 어려움은 지옥불을 뚫고 들어가더라도 이겨낼 수 있지만, 한 줄기 내 마음 속에서 사라지지 않고 피어나는 불안과 의혹과 의심이 끝내 모든 것을 망칠 수도 있다는 것이 좀더 실존적으로 다가오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