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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을 임해성 Jun 03. 2024

<도을단상> 성숙의 증거, 기호학

우린 어디까지 전진할 수 있는가

<도을단상> 성숙의 증거, 기호학


어떤 사람이나 사회의 인식이 구상의 단계를 넘어 추상에 이르렀어도 그 추상을 구상화하는 수단을 획득하지 못한다면, 모처럼 얻은 첫 세대의 획득형질을 유전할 방법이 없었을 것인데, 그런 의미에서 기호학은 획득형질을 유전하게 만드는 마법의 열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쉽게는 화장실을 나타내는 기호를 시작으로, 눈으로 보는 관리 즉 Visual Management를 가능케 하는 많은 상징들과 그 상징을 표상하는 기호들을 유심히 보는 편입니다.


제가 다닌 세계 198개 도시 가운데 자전거도로를 나타내는 모든 상징과 기호는 자전거 혹은 자전거 탄 사람을 옆에서 본 모습이었습니다.

따라서 일반적인 기호의 공간감각인 세로지향이 아니라 가로로 긴 모습의 기호가 되어버립니다.


그러다 놀라운 기호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자전거 도로를 나타내는 기호를, 자전거를 탄 사람을 앞에서 본 모습으로 추상화한 기호가 그것인데요.


반가운 마음에 한참을 들여다 보았습니다.

좁은 자전거도로에 가로형상의 기호를 그리려면 필연적으로 크기가 작아지고, 크기가 작아지면 시인성이 떨어지게 되므로, 그 합목적성 자체가 떨어집니다.


그런데 이 기호는 좁은 자전거도로에 길게 그리고 크게 표시함으로써 일정한 속도를 동반한 인식자의 눈을 배려하면서 높은 시인성을 제공함으로써 스스로의 목적을 쉽게 달성합니다.


너무 이뻐서 사진으로도 담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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