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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을 임해성 Sep 30. 2024

[도을단상] 다크팩토리와 공산주의(空産主義)

신시대 우리의 과제

[도을단상] 다크팩토리와 공산주의(空産主義)

인류의 산업화의 역사를 간단히 살펴보면
가내수공업 - 공장제 수공업 - 공장제 기계공업 - 스마트 팩토리의 순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자본주의냐 공산주의냐 하는 말들은 정치적이거나 선동적인 구호일 뿐, 생산수단과 사람과의 관계를 나타내는 생산관계에 있어서는 자본주의이든 공산주의이든 집산주의(集産主義)로 동일합니다. 공장제 수공업인 매뉴팩처링이나 공장제 기계공업의 팩토리나 공산주의에서 말하는 집단농장이나 모두 기본적으로는 '모여서 생산'하는 것은 같고 그 '분배' 이데올로기에 따라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 것이지요.

공급부족의 시대인 인류 역사의 대부분(350만년 전~20세기)에는 생산이 소비보다 중요한 가치로 여겨졌지만, 21세기들어 인류는 처음으로 공급과잉의 시대를 열었고, 생산보다 소비가 더 중요한 가치로 여기지 않으면 안 되는 변화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지도 모릅니다.

컴퓨터가 공장관리를 주도하는 CIM을 지나 스마트 팩토리에 있어서는 대부분의 공장 프로세스가 자동화되어 사람이 거의 없으므로 조명이 없는 '다크 팩토리 Dark Factory'를 향해 맹렬하게 달려가고 있는 모습입니다. 산업화의 역사에서 유럽 및 아시아에서 각각 꼴찌였던 독일과 중국이 제조업의 중심이 되고, 독일의 지멘스와 중국기업들이 스마트 팩토리의 최첨단 사례를 만들어가는 것을 보면 감회가 새롭습니다. 과연 독일과 중국이 다음 세상의 선두주자가 되는 모습을 우리는 바라보기만 해야할까요?

생산에서 사람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줄어들어 거의 의미가 없어지는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즉 공산주의(空産主義: 사람이 없이 생산하자는 생각)가 확대되면 될 수록 '인간이 과연 무엇을 해야 하는가?' '생산관계(생산수단과 사람과의 관계)가 아니라 소비관계(소득 및 화폐와 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완전히 새로운 정의를 이끌어내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아닐까요?

그러니, 당장 시행하자는 것이 아니라 기본소득이나 로봇세, 생산분담금(교통을 유발한다고 분담금을 내야한다는 발상은 과거에는 없었다, 그와 마찬가지로)...그 이름이나 형태는 미래의 일이니 단정할 수 없더라도 빅데이터, 인공지능, 스마트팩토리와 같은 기술의 확보와 고도화에 우리가 먼저 나서되, 그런 하드웨어나 하부구조의 변화에 걸맞는 제도와 관행, 상부구조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어야 할 필요성이 여기에 있다고 봅니다.

생산에 있어서의 집산(集産)주의에서 공산(空産)주의로의 이행.
소비에 있어서의 자산가 중심소비에서 소득자 중심소비으로의 이행.
매개수단으로서 실물 화폐 중심에서 가상, 크레딧 중심으로의 이행.

이런 변화 속에서 제조업의 변화 기회는 스마트 팩토리라는 이름으로 정리가 되는 듯 합니다.
산업전반으로 넓히면 우리시대의 과제는 XaaS라는 이름으로 정리가 되는 듯 합니다.
범위를 경제분야로부터 지구단위로 넓히면 저탄소사회, 탈탄소사회로 정리가 되는 듯 합니다.

정치나 거버넌스에 대한 방향성이 안 보이네요.
기본소득과 같은 아젠다를 정파성이나 선명성 경쟁의 수단으로 전락시키는 정당들이 역사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노파심이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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