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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을 임해성 Oct 12. 2024

역사는 승자의 기록, 문학은 약자의 노래

인문학이란 무엇인가?

[도을단상] 역사는 승자들의 기록이고, 문학은 약자들의 노래여라.

한국에서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나왔다는놀랍고도 기쁜 사실에 주말 아침이 설렙니다.

문자라는 수단을 중심으로 생각해 보면 흔히 역사는 승자들의 기록이라고 합니다. 오늘 아침 일찍 일어나 음악을 들으며 생각을 해 보니 아마도 문학은 약자들의 노래가 아닐까 하는 느낌이 듭니다.

기록은 찾아보는 이의 눈을 채울 뿐이지만, 노래는 둘러 퍼지고 대대로 이어져 기억 속에서 시공간을 장악하는 구전의 힘이 있는 것이 아닐까요.

승자들의 영광을 드러내는 역사적 사건마다 옹이처럼 맺힌 트라우마와 그 속에서 변주되는 개인으로서의 유약함과 집단적 인간으로서의 강인함을 잊지 말자는 위로와 격려가 문학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역사는 실재하는 사건에 대한 기록의 변주이며, 문학이란 사건에 대한 인간의 주관을 담은 노래이며, 철학이란 양쪽 진영의 언어 속에 담긴 맥락을 드러내는 무기가 아닐까...

작렬하는 햇살을 향해 꼿꼿하게 뻗대기만 하던 풀들도, 불어오는 바람에는 살며시 몸을 숙여 장단을 맞출 수 있다는 것을 목도하는 가을입니다.

인문학이 훈고학이 아니라 오늘을 묘사하고 변화시킬 동력으로 작동할 때 후대는 그 시기를 기억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2시간째 재즈의, 자유롭지만 거슬리지 않는 변주가 제 시공간을 적시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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