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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공방 Mar 29. 2023

외향형 치고 나쁜 사람 없다

과연 그럴까? 성격 5요인 이론


MBTI 연구소에 가서 교육을 받은 적이 있다. MBTI의 지배를 받는 세상이 올 줄 알았다면 그때 MBTI 교육을 강사과정까지 수료할걸. 하지만 괜찮다. 심리학에서는 그보다 더 설득력 있는 성격 이론을 제안하기 때문이다. 성격 5요인 이론에 따르면 성격은 다섯 가지 요인으로 구성된다. 각 요인의 높고 낮음이 저마다 다르고, 그 조합에 의해 개인의 성향과 행동이 달라진다.


첫 번째 요인인 외향성은 에너지의 방향을 말한다. 아직도 외향성을 좋은 성격, 내향성을 나쁜 성격으로 인식하고 있다면 반성하자. 방향은 옳고 그름이 아니다. 오른쪽 귀가 왼쪽 귀보다 훌륭한 건 아닌 것처럼.


외향성이 높은 사람은 에너지의 방향이 외부로 향한다. 발산하는 활동에 편안함을 느낀다. 레저 취미를 갖고, 모임에 참여하고, 분위기를 주도할 때 즐겁다. 행동을 통해 에너지를 충전한다. 외향성이 낮은 사람을 내향적이라고 부른다. 이는 에너지가 없는 것이 아니다. 에너지의 방향이 내면을 향해있는 것이다. 자신을 탐구하고, 어제 일을 돌아보고, 글을 쓰고, 되뇌고, 사유하는 것을 좋아한다. 물론 그 모든 활동이 겉으로 보이지 않아서 무력해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그들 안에서는 일어나는 역동은 실로 엄청나다.


올라가는 무빙워크에서 카트를 아래로 민다고 생각해 보자. 쓸데없는 에너지 낭비에 시간도 오래 걸린다. 반대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올라가는 방향에서 카트를 위로 민다면 어떻게 될까? 훨씬 더 쉽고 빠르게 목적지에 도달한다. 특별히 소진되지도 않은 채. 물론 이는 비유적 표현으로 무빙워크 위에서 움직이면 안 된다. 여하튼 우리 성격도 마찬가지다. 성격을 고치고 싶다는 이유로 에너지의 방향을 바꾸다가는 쓸데없이 시간만 낭비하고 기진맥진하게 된다. 저마다의 방향을 잘 타고 쉽게 쉽게 사는 것이 훨씬 이득이다. 좋은 사람이 된다는 것은 나다운 내가 된다는 것이다.




외향성을 좋은 성격으로 오해하는 건 우호성과 착각하기 때문이다. 만약 친절하고 관계에 능숙한 사람이 좋은 사람이라고 정의 내린다면, 진짜 좋은 성격은 우호성과 관련 있다. 우호성은 타인에 대해 우호적이고 협동적인 사람, 공감을 잘하며 이타적 행동에 능숙한 사람, 존중과 배려의 태도가 묻어나는 사람의 특징이다.


외향성과 우호성의 상관관계는 낮지 않다. 그러므로 외향적인 사람이 우호적으로 대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정말 우리를 힘들게 하는 사람은 내향적인 사람이 아니다. 외향적이면서 우호성이 떨어지는 사람이다. 금요일 저녁 회식을 하자는 눈치 없는 상사는 분명 외향적이다. 주말에 나와 등산 가자는 지도교수도 분명 외향적이다. 주말마다 함께 여행 가자는 시가, 처가 부모님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즐거움이 타인의 즐거움이 될 수 없다고 차마 생각도 못 하기에 넘치는 에너지로 남을 피곤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럼 우호성은 무조건 옳은가? 여기에도 취약한 점이 있다. 한 오디션 프로에서 팀 대항전이 시작되었다. 한 팀은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서 행복해 보였다. 그러나 뻔하디뻔한 결과물을 보여줌으로써 심사위원들을 실망시켰다. 오히려 서로 물고 뜯던 갈등 구조의 팀이 신박한 결과물로 모두를 만족시켰다.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는 만큼 잃는 건 창의성이다. 창조는 반박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우호성이 높은 사람들은 자율적으로 선택하는 것 또한 어려워한다. 타인을 존중하는 만큼 맞춰주기 때문에 추진력이 부족하다. 사람 좋은 선배가 중요한 의사결정 앞에서 어영부영하다가 치명적인 손해를 입혔을 때 그 사람은 여전히 좋은 사람일까?


세상에는 관계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있다. 누군가는 좋은 사람을 맡아야 한다면 또 다른 누군가는 잘하는 사람을 맡아야 한다. 각자의 자리에서 할 일을 해내야 세상은 다방면으로 발전한다.



짧은 글은 블로그에 포스팅하고 있어요

나머지 세 가지 요인이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세요 :)


https://blog.naver.com/psychologyclass/223056804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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