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가는데 이상하게 불편한 관계가 있다. 그 사람이 좋고 더 가까워지고 싶은데 시간을 함께할수록 표현 안되는 불편함들이 쌓인다. 그런 관계는 어울리다가 이내 거리 두기를 반복할 뿐 깊은 관계를 맺기 어렵다. 이 정의되지 않는 '불편함'에 대한 이유는 의외로 가까운 곳에서 찾을 수 있었다.
오랜 시간을 함께하진 않았지만, 시간이 쌓인 관계보다 편한 사람들과 어울렸을 때야 비로소 자각했던 것 같다. '모든 불편함에는 이유가 있다'라는 것을. 다만, 나 자신의 불편함을 스스로가 교묘히 회피했다는 것을.
'불편함'에 이유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야 나는 '나 자신'보다 타인의 기분과 분위기를 우선시 했던 모습을 마주할 수 있었다. '같이 있으면 편하지 않아. 그런데 함께하고 싶어.'라는 사회적인 소속 욕구가 '내가 원하는 자리에서 즐거운 이야기를 하고 싶어'라는 니즈를 무시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불편했던 이유를 찬찬히 돌아보자면 '밥을 먹자고 모인 장소에 원하는 음식을 먹은 적'도 '이야기를 하자고 만난 시간에 흥미 있는 소재'를 나눈 적도 없었다. 내가 원하는 것을 드러내지 못하고 본연의 모습을 표현하지 않은 만남이 주는 의미는 온전히 '함께 하는 시간' 뿐이었는데, 그렇다고 그 시간이 관계를 깊게 만들지는 못했다.
나의 욕구가 채워지지 않는 만남은 결국 불편함만 쌓이게 만든다.
이제는 불편함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인지해 '나 자신을 챙기는 만남'을 갖기를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