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놀 칼럼
"하, 심리상담을 받아봐야 하나?"
하는 생각으로부터 실제 심리상담소의 문을 밀고 들어가기까지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또한 그 사이에 많은 장애물들이 있다.
새로 생긴 카페에 가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음식을 사서 매장에서 먹거나 포장하는 것 이상의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이미 당신이 알기 때문이다. 응대하는 점원이 있을 것이고 그의 성별, 나이, 종교 기타 등등은 내 알 바가 아니다. 모든 것이 당신이 예측한 범위 안에 잘 담겨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무슨 일이 벌어질지 뻔하다.
하지만 심리상담소에 가는 것은 어렵다. 가면 무슨 일이 있을지 정말로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타인의 후기는 그 한 사람의 경험일 뿐이지 당신과 다를 것이다.
내 경우, ‘심리상담을 받아야겠다’라고 생각한 때와 실제 상담소 문을 열고 들어가기에는 2년이 걸렸다. 상담사의 성별, 나이, 종교 기타 등등 모든 것이 신경 쓰였다. 상담사와 눈이 마주치면 울음이 터질까봐 눈을 바라볼 수가 없었다. 그 낯선 사람에게 나의 약한 부분을 드러내고 내가 후회하는 행동에 대해 털어놓으면 그가 마음 속으로 조용히 나에 대해 단정짓고 비난할까봐 무서웠다. 나도 모르는 내 모습이 튀어나오거나 간파될지도 몰랐다. 무슨 일이 벌어질지 전혀 알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알지 못하는 그 장소에 가지 않을만한 다른 이야기를 만들기도 한다.
“나보다 더 힘든 일을 겪은 사람들이 가는 곳일 거야.”
“안 힘든 사람이 어디 있겠어. 이정도는 누구나 힘들겠지.”
“아직 일상이 무너진 수준은 아니니까.”
심리상담소는 헬스장이다. 헬스장은 건강한 사람들이 간다. 재활이 우선 필요한 사람이 아직 헬스장에 갈 수 없듯이, 주 호소가 너무 병리적이거나 사고의 왜곡이 극심한 사람은 적절하지 않다(사례에 따라 약물치료를 병행한다면 상담을 진행할 수도 있다)
상담사는 개인 트레이너이다. 그는 ‘어떤 것이 가장 어려우며 어떻게 변화하기를 원하는지' 묻는다. 예를 들면 ‘몸이 무거워 쉽게 지치는데 체지방을 줄이고 근육량을 늘리고 싶다’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면 상담사는 언제부터 몸이 무겁게 느껴졌고 그 당시에 특별한 일이 있었는지, 또한 지금 생활습관과 식단이 어떤지 물어볼 것이다.
그러고서는 체성분검사(인바디)라고 할만한 몇 가지 심리검사가 이루어진다. 타고난 체질을 알 수 있는 기질/성격 검사와 지금 심리상태를 진단하는 인성검사와 투사검사들이다. 이를 통해 유전적으로 어느 부분이 어떤 식으로 취약한지 이해하고, 어떤 자극과 경험을 받아 고통이 시작되었는지, 또한 이대로 지금상태가 지속되는 것은 어떤 습관 때문인지 알게 된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상담사는 상처를 치료, 취약점을 보완하고 나아가 마음의 근력을 키우는 개인적인 운동 프로그램을 디자인한다. 예를 들면 사회적 민감성이 높은 유전적 특성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이 ‘타인의 비위를 맞춰야 환영받는다’는 부모의 가르침을 지속적으로 듣고 자라나다가 최근 관계에서 희생하다가 소진된 것으로 문제파악이 되었다면 목표는 자율성의 획득이겠고 자기주장, 희생하지 않는 선택하기 등의 운동을 몇 세트씩 제안할 수 있다.
체성분 검사 결과와 목표, 계획을 듣고 나서 바로 떠나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사람들은 홈트레이닝을 선호하여 혼자서 해보겠다는 뜻을 가진 경우다. 한편 개인 트레이너의 지도를 받으며 꾸준히 해보겠다는 사람은 드디어 상담이라는 것을 진행하게 된다.
우리가 미디어에서 볼 수 있는 장면은 심리전문가가 내담자가 가지고 있는 부정적 패턴을 파악하고 그것을 변화시킬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것까지이다. 그러나 진짜 이야기는 그 뒤부터 시작이다. 매주 상담자와 내담자는 만나서 함께 땀 흘리며 같이 머리를 맞대고 울고 웃으며, 가끔은 싸우고 대립하며 치열한 훈련을 한다. 그리고 이 과정은 반드시 변화를 일으킨다. 운동하면 근육이 붙고 건강해진다. 그 감동적인 과정을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것은 이 직업의 특권이다.
내버려두면 몸은 녹슬고 근육은 빠지게 마련이다. 건강체질이라 해도 다치면 아프다.
꾸준한 마음근력운동이 필요하다. 홈트레이닝도 좋고 상담사라는 개인 트레이너를 두면 더욱 효율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