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 줍기 096. 껑짜치다

잘못이 알아지는 경쾌한 소리

껑짜치다

(형) 면목이 없다. 열없고 어색하여 매우 거북하다
네이버 사전 (비교차)

It Feels Like...


민망한, 쪽팔린, 숨고싶은


이불킥 순간에도

경쾌함은 있어라



당황할 때, 민망할 때
'아...' 하는 입모양 뒤에서 튀어나올 감탄사 같은?
'껑차~'

일그러지며 나오는 미소 뒤에 숨은 소리 같다고나 할까?

아는 척 반갑게 인사했는데
못 보고 쌩-지나가는 상대방을 뒤돌아보며, 뛰어가서 한번 더해야 하나 그냥 가야 하나, 찰나의 망설임 앞에서, 껑차
(이럴 때 나는 그냥 간다)

이 시간대엔 사람 없겠지.
잠시 쓰레기 버리러 나가는 길,
휴일 내 퍼져있다가 떡진 머리, 과하게 편한 복장 직직 끌며 엘리베이터를 타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밀려 들어온다.
스멀스멀 배어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 냄새 때문에, 껑차...
(아니, 야새벽에 오가는 사람 왤케 많은 거냐며...)

지하철 역에서 핸드폰 보다가, 무심코 누른 영상에서 음악이 광광하고 울릴 때, 끄려고 당황할수록 더 안 꺼지는 짧은 상황 속, 껑차~
(맹세코 음소거 설정 해놨는데??)

내 앞에서 열심히 A씨를 씹는 B씨 뒤에, A씨가 슥-하고 다가오는 순간.
등 뒤에 A씨가 있다는 걸 아무리 눈치를 줘도 상대인 B씨는 포착을 못한다.
A씨와 나랑만 동시에 뱉는다.
에이, C~~

환장할 상황일수록
이 단어는 찰떡~! 하며 뜨억 들러붙는다.
‘창피하다’보다 더 창피하고,
‘거북하다’보다 더 말로 하기 싫은 감정.
그 어정쩡한 공기,
헛기침을 말대신 때우고
몸은 괜히 냅다 바지춤 고치며
눈은 바닥 타일 세기 시작하는…
그 고유한 민망함.

껑짜치다는 그런 순간을
한 방에 “아, 딱 그거”라고 말해주는 말이다.
거북함에 약간의 웃김이 섞여 있는 맛.
말맛조차 지금 공기랑 떠있는 듯한 그 느낌.

이상하게도
껑짜치는 순간은 다 지나고 나면
대부분 ‘아… 그때 왜 그랬냐’ 하면서
또 웃음으로 끝난다.
기억은 금방 지나가지만
민망은 오래 남는다.
우리가 열심히 남발하는 이불킥 순간에 스쳐가는 단어랄까.

껑-
차-
그래도 결국엔 이겨내자!
영차!



Q for You


최근에 껑차친 일이 있었나요?

나에게 껑차치는 순간을 떠올려보면 어떤 사연이 떠오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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