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 줍기 061. 지르잡다

아직은 회복이 가능할 때

지르잡다

옷 등에 더러운 것이 묻었을 때 그 부분만을 걷어 잡고 빨다.
네이버 사전 (비교차)

It Feels like...


아직은 괜찮은,

미루면 잃어버릴 수도 있는


전부 망가진 게 아니라면

아직 살릴 수 있는 상황들



새 옷을 입고 나가는 날엔 반드시 빨간 얼룩이 묻는다.
그럴 땐 바로 화장실로 뛰어가 지르잡는다.
옷 전체를 삶는 게 아니다.
드세게 문지르는 것도 아니다.
딱, 더럽혀진 그 부분만
단단히 잡고, 고쳐나가는 일.

지르잡다는 그런 말이다.
모두 버리기엔 아까운 상황에서
더러워진 한 귀퉁이를
조심스레, 그러나 집요하게
걷어 붙들고 닦아내는 마음.

지르잡다는 표현은 알고 있었다.
우연히 마주친 이 단어가, 오늘은 관계에 대한 말로 들린다.

다 망한 것 같은 순간이 있다.
모든 게 엉망이 된 것 같고,
더는 손쓸 수 없다고 느껴졌던 순간.

그런데 가만 보면
전체가 무너진 게 아니다.
조심히 들여다보면,
딱 그 한 부분,
지르잡듯 걷어내어 빨아내면
살릴 수 있는 여지가 남아 있다.

실수로 흘린 말 한마디 때문에
관계 전체를 포기하고 싶었던 날,
지르잡을 줄 아는 사람은
그 장면 하나를 붙들고 사과하고,
오해를 푸는 데 집중한다.

끝장난 줄 알았던 작업도
단 하나의 문제만 고치면 다시 흐른다.
그 순간 지르잡을 수만 있다면.

자존심이 발목을 잡는다.
잘못한 게 어딘지 선명하게 보이는데
먼저 다가가기 싫다.
완전히 망치기 싫다면,
회복해야 할 관계라면 이걸 먼저 내려놓아야 하는데 아직은 흔쾌하지 않은 게 문제다.

알량한 그놈의 자존심부터 지르잡을 수 있다면, 참 속편할 텐데 라는 생각이 든다.




Q for You


지금 당신 마음속에서 지르잡고 싶은 한 부분은 어디인가요?

포기하기 전에, 딱 한 부분만 다잡아보고 싶은 것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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