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전화하고 싶어지는
(자) 이 빠진 노인이 입 언저리를 연방 움직여 힘없이 웃다. 또, 입술을 약간 샐그러뜨리며 소리 없이 자꾸 웃다.
(부) 새물새물
웃음 같지만 울음 같기도
엄마랑 티격태격 다투던 날이었다.
내 말이 맞는 듯싶어 씩씩거렸는데,
엄마는 대꾸도 하지 않고 입술만 새물거렸다.
웃는 것도 아니고, 화내는 것도 아닌
애매한 입꼬리의 꿈틀거림.
마치 아이스크림 먹다 이가 시려 움찔하는 모습 같기도 하고,
힘 빠진 웃음 같기도 했다.
순간, 우습다가도 가슴이 저릿했다.
다툼의 승패보다,
엄마의 새물거림이 늙음의 풍경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그저 입술만 움직이며 웃고 있는 모습에 괜히 아렸다.
새물거리는 얼굴은 묘하다.
화 대신 삐죽 내민 어른의 어리광 같고,
동시에 아무 말 못 하는 쓸쓸함이 배어 있다.
그 작은 입술의 꿈틀거림이
내 서운한 말보다 훨씬 큰 울림으로 남았다.
노인의 모습은 종종 어린아이로 돌아간 것 같다.
언젠가 엄마가 아장아장 걷는 듯한 모습을 보고 가슴이 쿵 했던 순간이 떠오른다.
새물거림은 그때의 풍경과 닮았다.
엄마에게 전화나 해야겠다.
다툼 끝에 오히려 서글퍼진 얼굴을 본 적이 있나요?
당신의 기억 속 ‘새물거리는’ 장면은 누구의 얼굴과 닮아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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