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겨우 버티는 날에
(부) 마음에 부족하나마 겨우, 넉넉하지는 못하나마 좀
희미해도 나를 비추는 빛
약하지만 이어진 생의 끈처럼
생전 처음 보는 말이다.
참 힘없는 말이다.
잠시 맴돌다 스르르 사라지는 말 같다.
조금 더 주고 싶은데 마음이 모자라고,
조금 더 버티고 싶은데 기운이 없다.
“마음이 부족하나마 겨우."
사전 속에 쓰인
그 말에 멈춰 선다.
겨우라는 건 어쨌든 도달했다는 뜻이다.
부족하지만 여전히 그 자리에 머물고 있다는 것.
누군가는 쓰러졌을 자리에,
나는 아직 선 채로 있다는 것.
아니, 어쩌면 쓰러진 건지,
서있는 건지도 모른 채
'그저 어찌할 줄 모르는'
지금 내가 하는 모든 행동 앞에,
이 말 하나 붙이면 딱이다.
계획도 의욕도 다 헝클어졌지만,
하루를 애오라지 살아내고 있다.
누군가의 애오라지가 모여 하루가 또 흘러간다.
우연히 만난 단어로 첫 발을 디뎌본다.
쓰다 보니, 애오라지는
힘없는 말이 아니라,
힘을 주는 말인 듯도 하다.
*
처음 마주한 이 단어가, 지금 내 상태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앞으로 주워 올릴 단어들이 내 마음과 상태에 어떻게 닿을지, 궁금하면서도 살짝 무섭다.
줍는 단어엔 어떤 힘이 숨어있을까?
그 기대도 잠시 내려놓고 가보기로 한다.
지금, 애오라지 붙들고 있는 게 있나요?
붙들고 있다면, 놓아도 봅시다.
오늘 하루만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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