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력이 좋은 건지는...
(명) 한 번 듣거나 보거나 한 것을 잊지 않고 지니는 총기. 기억력
필요할 땐 번득이는 재주
잊으려 할 땐 괴로운 저주
기억은 이상하게도, 남아 있으라는 건 잊히고 잊히라는 건 오래 남는다.
누가 그날 뭐라고 했는지, 그때 나는 어떤 표정을 했는지. 별일 아니었던 순간들이 자꾸 되감기 된다.
머리의 일은 다 지나가도 몸의 감각은 안 그렇다.
냄새, 소리, 손끝의 온도 같은 것들이 기억보다 오래 버틴다.
지닐총이라는 말엔 머리가 아닌 마음의 기억이 숨어 있다.
똑똑한 게 아니라, 지워지지 않는 어떤 끈질김 같은 것.
좋았던 일보다 미묘하게 서운했던 일들이 더 선명하다.
아마도 기억은, 감정의 잔향으로 남는 모양이다.
기억이 내 편일 때가 있다.
내가 잊은 줄 알았던 다정한 말이 불현듯 떠오를 때.
그 기억이 나를 감싸준다.
그때의 온기가, 다시 살아난다.
그런데 같은 기억이 어느 날은 무게가 된다.
그날의 공기, 그 표정, 그때의 말투가 다시 들릴 때. 잊었다고 믿었던 일들이 조용히 나를 붙잡는다.
기억이 내 손안에 있는 줄 알았는데, 가끔은 내가 그 기억 안에 갇혀 있다.
지금 나에게' 편'이 되어주는 기억이 있나요?
지금 나에게 '짐'이 되어주는 기억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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