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병아리 유튜버로 살아본 한 두 달.
요즘 《유튜브(Youtube)》라는 플랫폼에 빠져산다.
처음 시작할 때는 회사의 제안에 이끌려 아무 생각없이 발을 들인것이
지금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촬영을 하고 편집을 하고 결과를 모니터링한다.
설사 잘 되더라도 내 것이 아니고, 망해도 걱정이 없는 채널.
그런데 꽤 애착이 간다.
요즘 영상을 편집하면서 자주 드는 생각.
"가급적 모든 사람이 유튜브를 한 번쯤 해봤으면 좋겠다"
30분 정도 촬영된 영상을 5분이나 10분으로 줄이는 과정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
듬성 듬성 자르고 붙이고 간단한 자막만 다는데도 / 빠르면 2시간, 길면 3~4시간을 훌쩍 넘긴다.
당연히 같은 영상을 질릴때까지 보게되는데,
그 과정을 통해 어느새, 나와 마주하는 시간이 길어졌다.
"여러분 얼굴, 얼마나 보면서 사세요?"
요즘 부쩍 드는 생각인데 우리가 '진짜 우리 얼굴'을 제대로 알고 있을까?
하루에 적어도 수십 번은 거울로 족히 보는 것 같은데
정작 내가 보는 내 모습은, 영상이 아니라 「사진」에 가까웠다.
(그리고 그 중 3분의 1 이상은 욕실이다, 하루 중 가장 예쁜 순간.. 당연히 왜곡이다.)
우리가 자주 마주치는 다른 사람의 이미지를 떠올려보면 (물론 외모도 있지만)
그 사람의 '말투'와 '표현 방법', '표정' 등이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내가 만약 어떤 사람을 고정된 모습으로만 본다면 그를 온전히 알 수 있을까?
그러니 내가 보고있는 내 모습, 그리고 내가 가지고 있는 나에 대한 이미지는
다른 사람이 보는 나와 다를 수 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영상으로 나와 마주하기"
영상을 편집하면, 그래서 '새로운' 나와 마주하게 된다.
움직이는 나를 보고, 떠드는 나를 본다.
어떤 말투인지, 어떤 단어를 많이 쓰는지
그리고 심지어 나도 모르는 습관이 무엇인지 등.
이제까지 다른 사람들이 나를 잘 모르면서 '평가'한다고 생각했었는데
그 중에 일부는 '사실'에 가까웠다. 내가 보기에도 그래보였다.
오해라고 할 수 있을지언정, 내가 보인 모습때문은 분명해보였다.
자기계발서에 늘 등장하는 말로,
"남들이 뭐라 생각하든,.."이라는 게 있는데
어쩌면 남들의 생각도 새길 필요가 있을지도.
'마음'과 관련된 수 많은 글들을 보면,
내면의 나와 마주하라는 말이 꽤 많이 나온다.
그 누구도 아닌, 나와 대화해 보라는 것이다.
눈을 감고,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내 마음에 귀기울이는 것이다.
영상을 편집하면서 내 얼굴을 많이 보게되면
가끔 내가 나를, 제 3자 입장에서 보고있는 느낌이 든다.
타임머신을 타고 가서 '과거의 나'를 훔쳐보면 이런 느낌일까?
그렇게 나를 보고있으면,
기특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고,
그러다가 꽤 많은 부분들을 발견하게 된다.
손짓을 참 많이도 하네. 웃기 전에 Sign이 있네. 아무 생각없는 게 눈에 보이네.. 등등
나도 몰랐던 나를 마주하게 되고 가만히 보게 된다.
말도 안되는 말이지만, 몇 번이고 봐도 낯설지만 익숙하다.
그래도 나는 가만히 나를 보고 있게된다.
촬영된 나를 보는 게, 반드시 명상의 그것과 같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단지, 스스로의 모습을 바라볼 기회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싶은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연예인이 된다는 성에 낀 욕실 창문 말고
100장 찍어봐야 1장 건지는 사진 촬영 말고
진짜 내가 어떤 표정을 짓고, 어떤 말투를 쓰고,
요즘 어떤 기분인지를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면 어떨까.
가끔 세상이 힘들 때, 마음이 고단할 때
정작 만나야할 건 내 자신이라고들 하니까.
내가 나를 보기 위해,
그리고 내가 가진 이야기를 하기 위해,
유튜브 채널 하나 개설해 보는 것이다.
잘 되면 이래 저래 좋은거고,
안 되도 뭐..
물론 내가 나를 본다는 게 어느 정도 익숙해져야 한다.
내가 나를 보면 단점이 가장 먼저 보이니까.
아니, 얼굴은 사진으로도 많이 봤으니 그렇다고 쳐도
목소리에 적응하기까지 시간이 꽤 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