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 본 사람만이 다른 생각을 이해한다.

고민해 본 사람만이 다른 고민을 이해하듯이.

by Maven

회사에서 여러 사람과 일을하다 보면

생각했던 것을 얘기하는 사람이 있고, 알고 있는 것을 얘기하는 사람이 있다.


둘의 차이는 무엇이냐면,

세상이 바뀌고 있고 무엇이든 비슷해보이지만 고민의 깊이나 방향이 다른 것인데

해당 문제별로 생각한 후에, 생각한 정도를 얘기하는 사람이 있고

어떤 문제든 알고있는 지식들을 활용해 얘기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경험은 소중하고 값진 것이라서 그만큼 일의 방향을 잘 잡아주고

빠르게 흐름을 잡을 수 있는 장점은 있다.

그런데 그것도 생각과 고민이 더해졌을 때 빛을 발하는 것이지, 경험만으로 모든 걸 해결하려한다면

다른 사람들로부터 공감과 동의를 구하기 어렵다.


공감과 동의는 상대방의 예전 경험이 아니라 계속되는 고민을 더 인정하기 때문이다.




생각해 본 사람만이 다른 생각을 이해한다.


그 사람의 생각이 다르다고 해도, 나도 생각하는 과정에서 그 생각을 잠깐 해봤었기 때문에

그가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 이해도 되고, 일부 동의도 된다.

그래서 반박보다는 "나도 그 생각을 안해봤던 건 아닌데, 이런 문제가.."라는 식으로 내 생각을 덧대고

그가 그에 대한 노하우, 혹은 개선 방법을 얘기했을 때 쉽게 동조도 된다.

사실 그러면 회의 진행이 빠르다. 애둘러 얘기하지 않고 별도의 설명을 일일이 달지 않아도 되므로.


그런데 회의를 하다보면, 늘 몇 차례 거듭되는 회의에서 같은 문제를 지적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마도 감히 짐작하건데, 회의에 대한 준비도 없을 것이고, 회의가 끝나면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일 것이다.


물론 어떤 사람들은 너무 바빠서,

깊이 고민한 생각과 주장들을 듣고 그 순간 나의 생각이 업데이트되어서

빠르게 의사결정을 해야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도 있다. (부럽...)


그런데 그런 사람들조차 후배들이 인정하는 경우는

그 역시 그 문제에 대해서 무조건 경험만으로 접근하지 않는 상사였다.


후배가 조사한 자료나 업데이트된 내용을 들고오면 그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얘기했다.


"지금 문득 든 생각으로 이건 좀 아닌 것 같고, 이건 내가 아직 업데이트가 안되어서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해,

내가 조금 더 보고 얘기해줄 수 있는 시간이 있을까?"


이런 대답에서 내가 높이 사는 부분은 이런거다.


1. 지금 문득 든 생각... 이라는 말로 자신의 한계를 인정했다는 것.

2.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해.. 라는 말은 충분히 겸손하다는 것.

3. 시간이 있을까.. 라는 말은 후배지만 너에게 동의를 구한다, 즉 상대방을 인정하고 배려하는 것.



이런 부분, 그러니까 생각해보겠다는 의사를 표현하고 실제로 그렇게 하는 사람들은

그 자체만으로 존경하게 된다.



생각해 본 사람만이 상대방의 시간을 존중한다.

이거 금방 되잖아? 라는 말로 건방을 떨지도 않을 것이며, 나 같으면 이라는 말로 상처를 주지도 않을 것이다.


생각이 실행보다 오래걸리고 값지다는 걸 아니까.



생각하는 시간을 아끼지 말자. 생각하는 시간을 야근이라고 생각하지 말자.

꼭 일이 아니더라도 생각의 근육은 항상 필요한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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