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엽식물과 다육식물을 키워보니.
혹시 식물 좋아하세요?
저는 식물을 돌보고 키우는 일을 좋아합니다.
거주지를 독립하면서 무엇에 정을 붙일까하다가 화분 하나를 들였는데
그게 거의 관엽식물이나 다육식물이었어요.
"손이 덜 가는 식물 주세요"
라고 하면 꽃집에서 흔히 건네는 그 식물.
산세베리아, 스투키, 선인장, ...
그걸 관엽식물, 다육식물이라고 부르는데
이게 키우기 쉽다고 하는 이유는 물을 자주 주지 않아도 자라거든요.
물을 자주 주지 않아도 자라는 이유는
이미 물을 많이 머금고 있기 때문이래요.
주로 열대지방, 사막에서 자라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오히려 물을 많이 주는 실수를 하면 빨리 죽죠.
물이 넘치니까.
관엽식물의 '관'은 관상의 관이에요.
엽은 잎사귀를 뜻한다네요.
그러니까 관상하기 좋은 잎사귀,
잎사귀가 꽤 두툼하기 때문이죠.
이미 물을 많이 머금고 있으니까 관상하기 좋다고 하나 봐요.
이 식물을 키울 때 가장 많이 하는 실수를 생각해 보면
육안으로 잎이 쳐지거나 할 때 바로 물을 주기 때문이래요.
보통 식물을 키울 때 3가지 중요한 요소가 있는데
물, 햇빛, 통풍이라고 하네요.
그 중에 가장 중요한 건, 물이 아닌 통풍이래요.
바람을 잘 타게 하는 거죠.
그런데 잘 모르고 물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물을 주면 식물이 빨리 죽는거죠.
이미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을 주니까.
사실, 통풍이 필요할 수도 있고 물이 많이 젖어있을 수도 있고
흙이 건강하지 않아서일 수도 있는데
저 같이 잘 모르는 사람은 물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사람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는 생각을 요즘 종종합니다.
늘 보기에 좋으니까 물을 가끔만 줘도 잘 자라니까
덜 신경을 쓰게 되죠.
늘 무언가에 가득 차있고, 늘 자기 길을 잘 개척하고, 늘 도움을 덜 요청해요.
무심코 지나치다가 누가봐도 물이 필요하다고 느낄 때만 물을 주게 되죠.
늘 물을 가득 머금고 있을거니까요.
그리고 바람을 통하게 해줘야 할 때도 있는데
그냥 물만 들이붓는 잘못을 저지르기도 하죠.
부모님한테는 자식 중에 아픈 손가락이 하나쯤 있다고 하는데
그 아픈 손가락은 늘 물을 챙겨주어야 하는 스타일인가 봅니다.
물을 머금고 있지 않기 때문일까요?
그래서 당신에게는 물을 덜 챙겨주었을수도 있어요.
당신이 어쩌면 늘 자기 길을 잘 찾아가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게 당신이 늘 사랑받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혹은 덜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는 지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살다보면, 정말 좀 더 살다보면.
당신에게도 충분히 시간을 맞춰 물을 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날 수 있겠지요.
가끔은 바람을 통하게 해주고, 가끔은 볕을 쬐게 해주는
그런 사람을 만날수도 있겠지요.
그 전에는 늘 당신은, 어쩌면 물이 가득하게 보이는 사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신이 사랑받지 못했다고, 혹은 덜 사랑받았다고 느꼈다면
어쩌면 당신이 잘 가고 있기 때문일지도요.
힘내시라는 말은 안 할게요.
이미 당신은 충분히 힘내는 방법을 잘 알고 있으니까.
시간을 좀 더 보내보세요. 그게 견디는 시간이든, 버티는 시간이든.
그것만으로도 당신은 이미 누군가보다 나은 사람입니다.
명절입니다.
가족들에게 서운할 시간이죠. ㅋ
가족들 간에 애틋함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부디 이번 연휴도 잘 견디시기를 우리 모두에게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