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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ven Jan 08. 2021

난생처음, 두 달 「주식」해보고 느낀 점

나만 뒤쳐지는 건 아닐까..? 에 대한 궁금증.

난생처음 두 달 주식해보고 느낀점을 적어보려 한다.

그런데 나는 계속 주식을 할 생각이므로

난생처음 세 달, 난생처음 네 달, ... 그리고 난생처음 1년.. 같은 글들이

아마 계속 나올수도 있을 것 같다.


글이 계속 나온다는 건 생각이 계속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므로

이 글, 그러니까 지금의 이 생각은 '지금'의 생각일 뿐이라는 걸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내가 처음 주식에 손을 댄 건 2020년 11월, 그야말로 올해 많이 올랐다는 말이 횡행할 때였다.

지난 3월 19일 대폭락을 맞았던 코스피 지수(당시 1,438포인트)는 불과 4개월만에 2,200 선을

돌파하며 폭락 전인 2월 수준으로 회복했고, 이어 8월에는 2,400을 돌파했으며

내가 들어갔던 11월에는 2,300 포인트 정도로 살짝 내려왔을 때였다.


그 이후로도 주가는 계속 올라 연말까지 2,800을 가뿐히 넘었고

새해가 되자마자, 단 며칠만에 3,150포인트를 넘었다.




이렇게 얘기하면 감이 잘 안올테니까, 국민주식인 삼성전자를 얘로 들자면

내가 처음 주식을 시작했을 당시 삼성전자의 주가는 대략 57,000원 정도였다.

그런데 지금은 88,000원을 넘었다.

그러니까 1주 당 31,000원이나 오른 것이며, 비율로 따지자면 50%가 넘게 오른 것이다.

10주를 샀으면 고작 두 달 만에 31만원을 번 것이고 100주였으면 310만원을 번 것이다.




물론 나도 돈을 벌긴 벌었다. 큰 수익을 실현할만큼 큰 자금이 없는 게 문제였지만. ㅋ

반면 계속 하락을 경험하다가 최근에야 겨우 탈출한 종목도 있다.


그 종목은 친환경 주식이었는데 당시, 바이든 당선 효과로 상한가를 치고 있던 주식이었다.

이제 막 당선이 확실시되고 있으니 지금 편승해도 확 떨어지기야 하겠냐 싶어 큰 마음 먹고 몇 주를 샀는데

그게 최고점이 될 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다 ㅋㅋㅋ


이후로 그 주식은 계속 조금씩 떨어지더니,

어느새 20% 이상이 떨어져도 웃을 수 있도록 강한 나를 만들어줬다.

바이든 효과는 없었다. 적어도 그 두 달 동안.


언젠가 집에서 쉬면서 주식 방송을 켰는데 시청자가 자신의 주식을 상담하는 코너였다.

거기서 어떤 아저씨가 나와 똑같은 주식을 샀다며 해가 바뀌기 전에 팔 수 있겠냐고 하셨는데

(방송인데도 불구하고) 상담해 주시는 분이 한숨을 쉬셨다... 심지어 그 아저씨는 나보다 싸게 샀는데..


어쨋든 그러고도 정말 그 상담 전문가 분의 예측이 맞았는지 한 번 크게 빠진 주가는

원래가 그의 자리였던 것처럼 편안하게 그 곳에 있었다. 당췌 올라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매일 계좌를 들여다보게 만드는 그 녀석 때문에 손해를 보더라도 팔까 싶었지만

누가 그랬지. 주가가 올라도 팔지 않으면 너의 돈이 아니라고. 

그렇다면 주가가 내려도 팔지 않으면 나의 손실이 아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버티고 버텨..

최근에야 대략 1천원 정도의 수익이 났고 나는 이제는 떠나보내야 한다며 얼른 매도를 했다.


그런데 주가가 떨어질 때보다 더 가슴아픈 건, 그 이후로 그 주식이 날개를 달았다는 거다.. (개새...)

아주 훨훨~ 아마 지금 팔았으면 삼성까지는 아니더라도 짜장면 몇 그릇을 먹는 돈은 나오지 않았을까.


주식이 떨어지는 건 어찌 어찌 털어내도

더 오를 주식을 미리 팔았던 경험은 두고 두고 후회로 남는다. 

아마 욕심이 손해로 인한 슬픔보다 커서일까.


그런데 이런 경험이 두 달 사이에 무수히 많다. 남들도 다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고가에서 사서, 사자마자 떨어지는 현상을 경험한 다음에, 괜히샀어.. 얼른 팔아치워야지.. 하는 마음으로

주식이 조금이라도 오르는 순간 1~2천원을 남기고 팔아버린다. 그리고.. 그리고..

본전을 잃지 않았다는 것에 감사하는 순간 주식은 날개를 단다.

그리고 그 날개가 내일도 날게 해줄 것이라는 잘못된 판단으로 또 고가격에 구입을 하고..

이 과정이 무수히 많이 반복이 된다.




이렇게 두 달이라는 짧은 기간동안

엄청난 소액으로, 여러 주식을 경험해 본 바로.. 주식이라는 게 솔직히 어렵다.

아니 어렵고 쉽고의 문제도 아닌 것 같다.


주식을 몰랐을 때는, 주식이라는 게 금융 상품 중 꽤 고난이도 영역에 속하고

굉장히 많은 것들을 알고 또 민감해야 할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만 가득했다.

물론 여전히 그런 측면이 강하겠지만, 최근의 시장을 보면 내가 봐도 전혀 예측할 수 없는 결과들이 쏟아진다.


나는 그걸 "주식 시장이 대중화되었기 때문"으로 해석하고 싶다.


나는 데이터를 분석하는 사람이므로 내 주식 뿐만아니라 여러 가지 데이터로 시장을 보게 되는데

작금의 시장 상황이 주식을 모르는 내가 봐도 너무 과하게 흘러가는 것이 아닌가 우려가 된다.


몇 가지를 짚어보자면 이렇다.


1. 금융 상황이 나아질만큼 우리 생활은 나아지지 않았다.

    투자할 자본이 생겨서 투자를 하는 것이 아니라, 당장의 돈을 벌기 위해 소비를 한다는 느낌이다.


2. 누구를 만나든 어디를 가든 주식 얘기를 한다.

    세계 3대 투자자 중 한 사람인 '짐 로저스'의 최근 말을 빌리자면,

    "어디를 가든지 주식 얘기가 들리면, 금융 시장이 위험하다는 경고"라고 한다.

    그리고 요새 몇 가지 올라오는 기사를 보면 "동학개미가 큰 돈을 잃게 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한다.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30425451&memberNo=36310338&vType=VERTICAL


3. 대출 얘기가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의 모든 관심이 주식으로 쏠려있는 통에, 그리고 부동산에 쏠려있는 통에

    대출에 대한 각종 지표는 얘기가 되고 있지 않다. 주식을 위해 젊은 세대들이 영끌을 한다는 얘기는

    가끔있지만 실제 대출 시장 규모나 국가 채무에 대한 기사는 눈에 띄지 않는다.

    우리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현재 '대출'에 대한 수요는 작년과 비슷할 정도이거나,

    혹은 그보다 더 많이 확산되고 있다. 만약 올해 주가가 조금이라도 요동을 치면 실물경제 회복은

    더 어려워질지도 모른다.


4. 최근까지의 주가 급등은 개인 투자자가 대거 유입된 결과이다.

    내가 본 바로는 주식 시장의 소비자는 크게 세 분류인 것 같다. 기관 / 외국인 / 그리고 개미(개인)

    여기서 주가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 게 기존에는 아무래도 외국인이나 기관이었던 것 같은데

    2020년에는 기관이나 외국인이 팔아도 그걸 다 개인들이 사들이면서 주가를 방어했다.

   그러니까 쉽게 얘기하면 기관이 1주를 팔고 외국인이 1주를 팔면, 그걸 받아 개인이 2주를 사는 식이다.

   물론 이는 일부 우량주에만 적용이 된 얘기다. 그야말로 삼성 같은.

   이런 맥락에서 '동학개미운동'이라는 말이 나온다. 더 이상 국가 기관이나 외국인(외세)에 휘둘리지 않고

   똘똘 뭉쳐서 주가를 지켜냈으니까. 물론 조선시대의 동학개미운동처럼 고귀한 의도는 아닐지라도.


   이는 최근까지도 마찬가지다. 주요 종목별로 이 세 집단의 일별 매수/매도 현황을 보면

   거의 정확하게 기관/외국인들이 팔면 개인이 줍는 형태를 띈다.


   그런데,

   사실 기관이 주가를 올리던, 외국인이 올리던, 개인이 올리던 무슨 상관있으랴.

   다만, 여유돈이 자본금이 되는 사람들이 많으면 그나마 괜찮을 것도 같은데, '영끌'이라니.. '빚투'라니..

   주가가 어느 순간 곤두박질치면 그게 고스란히 대출 미상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게 무서운 것이다.

   




물론, 작년의 경험에서 보듯이 전문가의 의견이 맞지 않는 부분들이 꽤 많았다.

하다못해 워렌버핏이 가망없다던 항공주도 날개를 달고 훨훨 날아 빈축을 사지 않았던가.


그래서 지금 시장에서 여러 가지 나오는 우려 요소들을 비웃듯,

주가는 또 고공행진을 이어갈지도 모른다. 다음 달에 4,000 포인트를 찍을지 누가 알겠는가.


요즘 주식 관련 데이터를 이리 저리 뜯어보다 보면,

가장 많이 눈에 띄는 얘기가 "나만 뒤쳐진 것 아닌가?"라는 생각들이다.


그래서 우리는 시장이 어렵건 위기가 고조되건 상관없이 어차피 주식을 시작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게 좋은 선택인지 아닌지 우리 모두는 알지 못한다.


일례로, 주가가 대폭락했던 지난 3월 19일,

2030대 동학개미가 위험하다는 기사가 네이버 메인에 실렸고

그 댓글에는 수 많은 기성세대들이 문제점을 지적했다. 얼마나 더 떨어질 줄 알고 들어오냐는 거지..


그런데 지금 보면 어떤가? 승자는 그들이다. 그 때 주식 통장을 만들었던 사람들.

(우리 회사에도 한 명 있는데 굉장히 부럽...)





결국, 우리가 주식을 하게 된다면 그나마 최소한의 리스크로 도전을 해봤으면 좋겠다.

이왕 이렇게 된 이상, 우리는 살면서 주식을 해야 한다.

주변에서 매일 듣는 주식 얘기에 귀 닫고 살 자신 없으면.

그래서 두 달 동안의 미천한 경험이지만, 내가 시도해 본, 아직 시도중인 방법들을 나열해 보려 한다.


- 흔히들 처음에 "내 주변에 있는 기업을 사라" "가치 투자를 해라"라고 하는데

  내 생각에는 그러기에는 주가가 너무 많이 올랐다. 처음에는 싼 걸 사자. 3천원, 6천원하는 주식들도 많다.


- 우선은 만 원 미만의 주식을 알아봐서 뭐 하는 회사인지 보고 대충 오르고 있는 것들을 몇 개 추린다.

  네이버에 주식 관련 정보를 검색하거나 유튜브에 검색하다보면 눈에 띄는 게 서너가지 있을거다.

  주로 나는 저평가 주식 등을 검색한다.


- 그리고 먼저 관심 항목(즐겨찾기)에 그것들을 담아둔 다음, 며칠동안 추이를 보자.

  오르고 있는지, 오르는 폭은 어느 정도인지 등등. 

  내가 살 주식의 적당한 가격대를 파악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렇게 보다보면 어느 정도 가격대가 싼지, 비싼지 정도는 알 수 있게 된다.


- 아니면, 네이버증권에 접속하면 상위 30위 검색 순위를 알려주는데 여기를 들여다보는 것도 좋은

  지표가 될 수 있다.


- 내가 본 저렴한 주식에 더해 우량주들도 함께 즐겨찾기로 담아 보자. 삼성전자, 네이버, 카카오 등등 말이다.

  함께 추이를 보다보면 어느 정도까지 떨어지는지 조금은 감을 잡을 수 있다.


- 그런데 이렇게 관심항목에만 담아두면 솔직히 재미가 없다.

 크게 부담이 없다면 몇 천원하는 주식도 직접 사보면서 하는 재미가 쏠쏠하지만,

 우리에게는 단 십원도 소중하니, 모의투자앱을 깔아서 주어진 돈으로 실험해보는 것도 좋다.

 모의투자는 증권사 앱에서도 어느 정도 가능하다.


- 여기서 한 가지더 팁을 얘기하자면, 모의투자앱을 몇 개 가지고 있는 것도 도움이 된다.

  내 경우에는 어떤 앱에는 그날 그날 인기 종목만을 담고, 다른 앱에는 우량주만을 담고

  다른 앱에는 내 나름대로의 가치투자를 하는 등의 시도를 해 봤다.

  이 과정에서 인기 종목만 쫓다가는 어떻게 되는지 간접 체험을 해 볼 수 있다. ㅡ.ㅡ;; 


- 그렇게 대강 가격대를 어느 정도 봤다 싶으면 실제 몇 가지만 사보자.

  아무리 모의투자로 해봤다고 해도 실제 자기 돈이 들어갔을 때만큼 짜릿하지는 않으므로.

  대신 아무리 3천원, 6천원 짜리라도 10주 이상을 사지말고 때로는 한 주, 때로는 3~4주를 사서

  추세를 지켜보자. 1만원 투자했다면 30% 잃어도 3천원이다. 딱 그정도로 시작해 보자.

  (잃어도 웃을 수 있는 수준은 스스로 정하시길.)


- 그러다가 조금 여유돈이 있다면, 삼성전자 같은 주식을 한 주 사보는 것도 좋다.

  물론 지금 가격이 너무 높기는 하지만...

  어쨋든 대략 3~4만원 대의 가격을 골라서 한 주 정도 사보는 걸 추천해주고 싶다.

  반복해서 얘기하지만 잃어도 에피소드로 승화시킬 수 있는 수준으로.


- 우리는 어느 정도의 수익을 기대할까?

  아마 주변에서 적게는 몇 십, 많게는 몇 백까지 벌었다는 사람의 얘기도 많이 들었을거다.

  그런데 나는 하루에 커피 1잔 값만 벌자는 게 목표였다. 

  우리 회사에는 직원들에게만 할인해주는 사내 커피숍이 있는데 거기 카페모카가 3,500원이었다.

  그래서 나의 목표는 항상 1일 3,500원이었다.


- 우리는 왜 주식을 할까?

  은행 이자가 너무 적어서라고 많이들 얘기한다. 은행 이자는 1% 내외다.

  그럼 1년에 2%만 벌어도 사실 이익이다. 근데 그러기에는 주식이 너무 고위험이고

  공부해야 할 것도 많잖아!! 그럼 5% 내외의 수익만 내면 된다. 왜? 우린 주린이니까.

  

- 직접 해보니 주식은 불로소득이 아니다. 노력이고 실력이다.

  다만 최근에는 많은 소비층의 난립으로 인해 더욱 더 예측하기 어려운 시장이 되었다.

  하지만 우리는 1년 하고 말 것 아니지 않은가? 주식은, 그리고 금융은 살면서 꼭 배워야 하고

  우리의 자녀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큰 수익을 기대하기 보다 이제 막 공부를 시작했다고 생각하면 어떨까?




내용이 생각보다 길어져서 읽을 사람이 있겠냐 싶지만..

현재 두 달 정도를 주식에 빠져서 지내본 나의 심경은 이렇다.


그리고 나의 이 심경은 계속 학습되고 변화하고 성장할 것이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주식 시장의 진입을 노리고 있는 시점에서

조금이나마 이 글이 뒤쳐지지 않았다는 위안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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