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하필 명절이 길고 난리야..
엄마가 없는 첫 번째 계절, 가을이 왔다.
명절이 되면 엄마는 늘 자식들과 며느리들, 손주들을 온전히 처가댁으로 보냈다.
다 모이면 꽤 북적북적한 명절을 보낼수도 있을텐데 엄마는 단 하루도 허락하지 않았다.
언젠가 한 번 이유를 물은 적이 있는데
"나는 그래도 너희들과 가까이 살아서 평소에 잘 볼 수 있는데
사돈 어르신들은 얼마나 보고싶고 기다리시겠니,
명절이 길든 짧든 아쉬우실테니 오래 다녀와" 라며 대수롭지 않아 하셨다.
그래도 나는 명절의 하루는 엄마와 둘이 삼겹살을 구워 먹었다.
독립한 이후부터 줄곧 그랬는데 처가댁이 생겼음에도 멀지 않아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엄마도 그 자리가 좋았는지 항상 나에게는 "언제 올래?"가 첫 마디였다.
엄마와 먹는 명절의 삼겹살은 투박했다.
거실에 대충 마주 앉아서 시장에서 미리 일정하게 자른 고기를 전기팬에 대충 굽는다.
반찬은 상추와 마늘, 고사리, 동그랑땡, 소고기무국 정도가 있었는데 모두 시장표였고
쌈장은 뚜껑이 열린 시판 제품을 그대로 밥상에 올려 놓았다.
엄마는 요리에 소질이 없기도 했지만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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