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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ven Jul 15. 2020

빅데이터 분석가에게 뭐가 필요하게요?

빅데이터를 하려면 어떤 걸 해야하는지 묻는 분들께.

요즘 부쩍 이 질문을 많이 받는다.

"요즘 빅데이터가 괜찮은 것 같은데 어떤 역량이 필요한가요?"

"빅데이터를 하려면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요?"

"빅데이터 전문가는 어떤 스킬이 있어야 하죠?"


사실 내가 이 질문에 대답할 정도가 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나는 스스로 전문가라고 생각한다. 당연히 그렇다. 나는 컨설팅의 전문가고 마케팅의 전문가고

데이터 분석에 있어서도 전문가다.

내가 다 잘한다는 얘기를 하는게 아니라, 내가 그 일을 하고 있으니 전문가라는 얘기를 하는거다.


좀 다른 얘기지만, 내가 3년차 정도 되었을 때 10년 가까이 차이나는 선배 한 분이 물으셨다.

너는 스스로 프로라고 생각하냐고.

그래서 나는 당연히 "네"라고 대답했는데 그 분이 살짝 웃으셨다.

아마도 원하던 "겸손한" 대답이 아니었나 보다.


그런데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벤치에 앉아 있는 식스맨이라도 일단 프로라고.


벤치에 앉아있다 하더라도 프로고, 프로는 전문가니까. 

전문가는 별게 아니라, 그냥 내가 하고 있는 일을 통해 돈을 버는 사람이니까.


그러면, 나는 전문가다.

그런데 그럼에도 "빅데이터 전문가가 되려면.."이라고 묻는 질문은 어렵다.


빅데이터 전문가가 되려면.. 빅데이터를 다루는 회사에 가야겠지?


그럼 빅데이터 회사에 가려면 무얼 해야해? 라고 묻는다면

R과 파이썬, 그리고 좀 더 하면 SQL? 그리고 파이썬 같은 걸 하려면 통계는 당연히 알겠지?


그리고 데이터 분석을 하고 전달은 해야하니까 파워포인트, 워드, 엑셀도 잘 다루면 좋겠지?


그리고 이력서는 통과해야 하니까 포트폴리오도 있어야 하고, 포트폴리오가 있으려면

경진대회에도 미리 나가야겠지? 3등 이상하면 좋긴 할 것 같고..



이렇게 빅데이터 분석 분야 입사 조건을 이야기하다보면 끝이 없다.

그런데 이런 걸 정말 다 해야할까? 


요즘 면접을 보면, 빅데이터 분야에 지원하는 많은 친구들이 꽤 자신감에 차 있다.

아마도 학교에서나 별도 교육 기관인 아카데미에서 많은 공부를 했나보다.

이력서가 어쩔때는 나도 못알아볼 정도로 화려하다. 영문이 휘갈겨진 분석 방법론을 거대하게

열거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데 그런 친구들을 뽑아서 같이 일하다 보면, 실제로 많은 부분에서 허점이 드러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아니, 허점... 은 좀 아닌 것 같고. 그 연차에 그 정도는 당연한 것 같기는 하다.


그럼에도 늘 면접 때 받은 인상을 가지로 한참을 기대하다 나 역시 고개를 숙이고는 한다.




학교나 학원, 아카데미에서 받는 교육, 실습으로 활용하는 데이터는 실무에서 사용하는 데이터와

적어도 내가 있는 환경에서는 현저히 다르다.


현장에서는 수없이 정제하고 해석하고 가공하고 다시 정제하는 과정을 거친다.

그런 과정에서 정말 필요한 건 데이터가 무엇인지, 우리가 어떤 목적으로 데이터를 보고 있는 것인지

끊임없이 자문하고 방향을 잡는 일이 중요하다.


그래서 나는 치열한 사람이 좋다. 데이터 보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좋다.

오기가 있는 사람이 좋다.


그러니까 데이터 보기를 좋아하는데 치열한 점이 있어서 오기로 데이터 보는 사람을 좋아한다.



사실 지금 빅데이터냐 아니냐는 중요하지 않다.

왜냐하면 지금 나오는 대다수의 데이터는 빅데이터니까. 데이터가 크니까.


그럼 빅데이터고 아니고를 떠나서 데이터를 통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해야하는지

생각해 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R이나 파이썬은 실제로 적게는 3개월, 길게는 6개월 이상만 거치면

왠만큼 현업에서 쓸 수 있는 정도는 된다. 기술적으로.

그런데 해석을 잘 못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이 데이터가 유용한지 아닌지 판단이 안서는 거다.


왜냐하면 배울때는 프로그래밍을 돌리는 것 만으로 유의미한 결과가 나왔는데

현장에서는 데이터를 돌려도 어떤 의미인지 해석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단순히 기술만 습득하는 게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의미를 이해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런 역량은 애초에 학교나 학원에서 배우기 힘들다.

그러니까 스스로 여러 번 데이터를 돌려보면서 의미의 차이를 발견해야 하고

그를 통해서 해석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해석을 누군가에게 짧고 간결하게 전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만약 소비자 관련 데이터를 분석해 마케팅 전략이나 전술에 활용하고자 하는 분이 계시다면

코딩을 하는 것처럼 마케팅 이론을 공부해야 할 것이다.


해석을 풍부하게 해줄테니까.




기억하자. 기술은 이해를 따라가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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