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지날수록 건방지게 전화받는 나를 보며

이것은 나의 갈고 닦은 갑질인가?

by Maven

일을 하다보면 모르는 번호로 전화올 때 두 가지 마음이 든다.

하나는, 스팸인가? 또 하나는 일을 주려나?


경험 상 010- 으로 시작되는 번호가 스팸인 경우는,.. 글쎄 많이 없었다.


그래서 010- 으로 시작되는 번호로 전화가 오면 냉큼 받는다. 희망에 차서.

그런데 그렇지 않은 전화를 받을 때면 나도 모르게 그렇게 냉정해질 수가 없다.


마치 중국집에서 전화해서 "짜장면 하나 갖다주세요"라고 말한 뒤

"...네.."하는 대답을 들을 때처럼.


내가 뭐라고 전화를 그렇게 받을까.


심지어 빅데이터를 공부하고 싶어하는 학생의 전화를 받을때면 나도 모르게 으스댄다.

되도 않게 거들먹거리면서 말이다. 말투는 꼭 귀찮다는 뉘앙스이지만, 그렇다고 딱히 빨리 끊고 싶지는 않다.

그렇게 누군가 조언을 구하면서 전화하는 일이 또 드물기 때문이다.



전화를 끊고 가만히 생각해보니 참 건방지다. 분명 상대방도 느꼈을 것이다.

중국집에 전화걸 때 늘 나도 망설이게 되는 이유가 그거니까.


내 기억속에는 분명 지식을 갈굴하는, 얌전하면서더 예의바른 청년만 기억이 나는데

남에게 보여지는 내 모습은 그렇지 않을 것 같다. "지가 뭐라고.." 괜히 회사 다니는 선배들 욕보이는 것만 같다.





우리도 때로 건방져질 때가 있다.

내 기억속의 나는 분명 착한 사람인데 나는 꽤 나쁜 사람인 경우도 많다.


사람이라는 게 늘 친절할 수는 없겠지만, 방심하지 말자.

우리도 나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우리가 그렇게 욕해대는 갑질, 꼰대.. 우리는 언제든 그 무엇도 될 수 있다.


내가 오늘 누군가에게 상처를 받았다면,

한 번쯤 되돌려 받았다고 생각하자.


그도 오늘 밤에는 그럴것이다. 나는 꽤 괜찮은 사람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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