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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누기괄호 Jun 22. 2020

그 때 내가 그렇게 행동했던 이유

북리뷰: 우울할 땐 뇌과학  by.앨릭스 코브

힘든 시기 겪어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성인이라면, 제법 인생을 겪어보았다면 심도가 다를지언정 각자의 힘든 시기는 존재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내가 힘들었던 시기를 되돌아보게 하는 책이었다. 다소 뻔하고 이미 많이들 알고 있는 내용이긴 하지만, 그 알고 있는 내용을 뇌의 구조와 다양한 실험 결과로 납득 가게 해주는 것이 이 책의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힘들었던 시절 나도 모르게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어떻게 내가 우울을 극복하고 나올 수 있었는지 다시금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공감갔던 부분은 결정/통제력을 다룬 파트였다. 나는 약간의 완벽주의, 실패를 용인하지 못하는 성격을 지니고 있어서 결정을 내릴 때 신중한 편이다. 한창 힘들었을 때에는 실패했던 기억 때문에 결정을 내리는 것을 두려워 했었다. 동시에 결정을 내리는 기간 동안에는 굉장히 초조해하고 빨리 해방되고 싶어했다. 결국 끙끙 앓다 스스로 데드라인을 정해놓고 최대한 끝내려고 했었다. (지금도 자주 그런다) 끝내고도 갈팡질팡 하고 후회하려는 기질도 있기에 뒤돌아보지 못하도록 회피하는 스타일이다. 막상 해결하고 나면 별 것 아닌 것이라는 깨달음에 그간 끙끙 앓았던 내가 한심하고 멍청하다고 느낄 때가 왕왕 있는데, 이 책을 보면서 나 자신이 이해가 갔다. 나는 무의식적으로 불안을 그나마 막기 위해 스스로 데드라인을 정해놓고 그간 행동을 해왔던 것이다. 


하나의 길을 정해 가다가 경로를 바꿔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은 가만히 앉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과는 다르다. 처음에 내린 결정이 잘못된 것으로 밝혀지더라도 여전히 당신은 자신의 삶을 통제하고 있다


나에게 와닿은 또다른 파트는 바이오피드백, 자존감과 관련된 파트였다. 사실, 나는 자존감이 높은 편은 아니어서 주변 의식도 많이 하고, 주장을 잘 못내는 스타일이다. 그도 그럴 것이 나는 자세가 꽤나 구부정한 편인데 낮은 자존감이 여기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 요즘 구부정한 자세를 고치려고 필라테스도 하고 의식적으로 노력 중인데, 몸의 변화를 느낄 때마다 더 활동적이고 긍정적으로 변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위축되지 않도록 내 자신을 더 알고 사랑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마지막은 자기긍정과 감사일기이다. 굳이 따지면 낙천적이라기보다는 불안, 걱정도 많고 부정적인 편이다. 실수에 대해 너그러운 편이 아니라서 자책도 하고 잘못의 원인을 내 스스로에게 두는 편인데, 책을 읽을수록 나에게 자기긍정이 필요함을 느꼈다. 결국 습관, 잠, 운동, 마음가짐, 사회활동 이 모든 것이 조화롭게 어우러져야 행복한 삶을 살 가능성이 높다고 이 책은 말하고 있는데, 나에게는 마음가짐, 긍정적인 생각이 내 행복회로를 막는 주된 요인이다. 일전에 '매일 오늘 내가 잘 한 일 3가지 칭찬하기' 프로젝트에 작심삼일로 참여한 적이 있었는데, 의지가 부족했지만 그래도 감사일기를 작성하니 하루를 알차게 보낸 느낌을 받았었다. 내 행복회로가 지속적으로 원활하게 작동되도록 우울해지려고 할 때마다 틈틈이 칭찬일기를 적어보면 좋을 것 같다.


책에서 시사하는 것과 같이 결국엔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 긍정적인 마음 가짐, 수면, 행동, 의사결정, 사회 활동의 사이클을 반복하여 다시 건강한 마음까지. 살아가면서 우울이 남몰래 찾아오는 순간이 있을 것이다. 지식도 쌓았고, 나를 조금 더 알았으니 다음 번에는 조금 더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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