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더 좋은 회사를 다닐 자격이 있다> 중 와닿았던 파트
<당신은 더 좋은 회사를 다닐 자격이 있다 : 나를 성장시키는 이직의 기술>
이 책은 사실, 2~3년전 막 이직에 관심이 많을 때 처음 읽었던 책이다. 당시 나는 이직에 매우 목말라 했는데, 어떻게 이직을 하면 좋을지 몰라 이곳저곳 기웃거릴 때였다. 그때 우연히 폴인에서 나이님의 '당신은 더 좋은 회사를 다닐 자격이 있다' 콘텐츠를 발견하게 되었고, 이름이 너무 인상적이어서 바로 결제 후 하루만에 완독하였다.
그 뿐만이 아니다. 콘텐츠가 너무 좋아 바로 1대1 커리어 코칭 프로그램을 고민 없이 결제하였고, 이것이 나이님과의 첫 인연이었다. 아직도 기억난다. 토요일 아침 제이콘텐트리 건물 지하1층에서 나이님을 처음 만났다. 이른 아침이라 까페에 사람은 없었고, 한 쪽에는 무언가를 촬영하는 듯한 촬영팀이 있었다. 나는 넓은 공간 중 어느 미팅룸에서 나이님을 만나야하는지 몰라 헤매고 있었다. 다행히도 곧 나이님을 만나뵙게 되었고, 똑부러지고 시원시원하게 말씀해주시는 나이님 모습에 신뢰도가 100% 상승했다. 당시 나이님은 내게 '좋은 회사인데, 좀 더 다녀봐도 좋을 것 같다'라고 말씀해주셨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하지만 청개구리처럼 (그로부터 바로 이직한 것은 아니지만) 좋은 기회만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가 1년 후 결국 나는 이직을 하였다.
다시 책의 내용으로 돌아와 보자면, 나이님과의 두 번째 만남인 트레바리에서 이 책을 접한 순간 '아 나는 읽었던 책이니까 내용 다 알고 있겠지' 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사람은 참 간사한 게 역시 자신이 필요한 부분만 선택적으로 보고 기억한다. 이직에 관련된 부분만 중심으로 읽고 기억하고 있었는데, '현 회사에서 내가 어떻게 일을 해야할지'에 대한 좋은 내용이 담겨 있는 것이 아닌가.
가장 맘에 와닿았던 부분은 '업의 지도' 였다. 나이님은 나만의 '업의 지도'를 만들어서 여기에 맞춰 배우고, 회사에서 내 자산 쌓기를 실현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한동안 이직 성공에 취해 너무 아무 전략 없이 회사를 다닌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내가 쌓고 싶은 커리어에 대한 방향은 잡지 않고 무조건 잘해야 된다는 마음으로 너무 눈앞에 보이는 식으로만 일을 해왔던 것은 아닐지.
나의 업에 대한 지도, 13장에 던져주신 질문들을 다시금 생각해보며 고민했다. 내가 진짜 일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나는 어떤 일을 하고 싶은 것인지. 최근에 사이먼 사이넥의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라는 책을 추천받아 읽었는데, 이와 결이 비슷한 질문들이었다. 답변하기 힘든 내용이고 아직도 빈칸으로 남겨둔 질문들이 많기는 한데, 나를 돌아보고 정리할 수 있는, 내가 어느 방향으로 가야할지 생각해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아래는 그 질문 중 일부이다.
일을 왜 하는가
나는 일을 왜 하는가? 솔직히 바로 떠오르는 답은 '어딘가에 소속되어 내 쓸모를 인정받고 싶고, 스스로 성장하고 싶어서' 인 것 같다. 나는 대학 졸업 후 짧지 않은 취업준비기간을 가지면서 정말 많이 불안했는데, 부모님을 포함한 주변에서는 내가 왜 그렇게 극도로 불안해 했는지 이해를 못할 때가 있었다. 부자는 아니지만 당장은 금전적으로 여유가 없는 것도 아니고, 좀 더 여유롭게 생각할 수 있는데 왜 그렇게 빨리 취업하지 못해 불안해 하냐고.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모두들 잘나가는데 나만 멈춰있다는 불안감, 원하는 곳 어디에도 소속되어 있지 못한다는 패배감 때문인 것 같다. 내가 쓸모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싶어서, 하루를 뿌듯하게 보내고 싶어서 일을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일에서 무엇을 이루고 싶은가
그래서 일에서 무엇을 이루고 싶은지 명확한 부분이 없는 것 같기도 하다. 나는 사실 '세상의 영향을 주고, 세상을 바꿔나가는 일을 한다'는 식의 청사진 비전은 나에게 크게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 것 같다. 아직 어리숙한 사람이라그런지 그보다는 나의 성장, 나에게 집중된 이익이 중요한 사람이다. 다양한 일을 통해 많은 것을 접해보고 싶고, 내가 성장해보고 싶다. 그래서 궁극적으로는 성공적인 커리어와 명예를 얻고 싶은 것일까? 이 부분은 일부분 그런 것 같긴 한데, 확신은 서지 않는다. 확실한 것은 내가 관심 있는, 좋아할 수 있는 서비스 혹은 제품을 담당하고 싶고, 이를 통해 인정받고 성장하고 싶다는 것이다.
그것을 이루어내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다행히도 나는 지금 회사의 서비스를 나름(?) 좋아하는 것 같다. 이직한 지 1년 반이 된 지금은 현 회사에서 어떻게 하면 내가 성장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더 크다. 아직 시도해볼 수 있는 부분이 꽤 있는 것 같아서, 작은 것부터 이 부분을 주도적으로 해보고 싶다. 결국은 우리 서비스를 통한 고객사의 성장으로 win-win하는 것이 이상적인 모습일 텐데, 고객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어떤 부분인지 생각해보고 실행해보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잘하는 일과 못하는 일은 무엇인가
나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거나 판을 벌리는 사람은 아니고, 판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일을 성공하게 만드는 걸 잘하는 사람이다. 책임감이 (나름) 강하고, 잘하고 싶은 욕심도 많은 편이라 성실하고 꼼꼼하다. 다만,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는 것을 어려워 하고, 대신 레퍼런스가 있으면 빠르게 학습하고 발전시키는 것에는 능하다. 말보다는 글이 편한 사람이고, 주장이 강한 사람은 아니며 협조적이다. 어떻게 보면 고객을 지원하는데 적합한 성격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어떤 일을 좋아하며, 무엇을 할 때 즐겁고 행복한가
프로젝트성 일을 좋아한다. 반복적인 업무보다는 어떤 이벤트를 기획하고 진행한다거나, 큰 프로젝트를 맡을 때 그만큼 스트레스도 받고 바쁘지만, 거기서 오는 배움과 성취감이 좋다. 작은 부분에 집중하기보다는 큰 흐름을 변화시켜나가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주관적이거나 애매모호한 업무보다는 데이터로 정확하게 귀결되는 일들을 선호한다. 하지만 즐거움을 느끼는 일은 아이러니하게도 약간의 창의적인 일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