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3월의 기록
나는 비유와 꽤나 거리가 먼 사람이다. 말주변도 없고 설명을 잘하는 편도 아닌 듯하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직무에 무척이나 중요한 요소인 것 같은데, 적성에 안맞는 일을 하는건가…
나는 첫 사회생활을 데이터 중심의 IT스타트업에서 했다. 데이터를 엄청 중시하는 회사였기 때문에, 모든 것은 숫자로 설명되어야 했다. 숫자로 마케팅 효과를 입증해야했고, 숫자가 나오지 않으면 버짓도 가감없이 싹뚝 잘렸다. 무엇을 하고자 설득할 때에도 무조건 데이터 드리븐이었다. 그래서 당시에는 브랜딩과 같이 정성적인 요소가 중요한 파트는 힘을 쓰지 못했었고, 나도 데이터만 중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건 매우 큰 오산이자 근시안적인 발상이었다. 퍼포먼스 마케팅으로 일정 수준이상의 성장은 이끌 수 있었지만, 일정 수준의 궤도에 도달하게 되면 입찰경쟁과 피로도로 인해 성과 개선이 쉽지 않은 상태에 도달하게 된다. 결국 퍼포먼스 마케팅 뿐만 아니라 브랜딩도 함께 가져가야 더 큰 성장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내가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는 이런 브랜딩적인, 정성적인 요소들을 인정한다. 아니, 중요시한다고 보는 것이 맞겠다. 회사 차원에서 스토리 텔링을 항상 강조하고, 올핸즈와 같이 분기 미팅이 이뤄질 때면 본론에 들어가기 전 우리의 비전은 무엇인지, 우리가 어떤 영향력을 세상에 끼치고 있는지를 먼저 공유하고 결집력을 만들고 시작한다.
이것이 요즘 뉴러너클럽에서 배우고 있는 네러티브, 집단적 상상의 예시인 것 같다. 하나의 신념, 비전을 기반으로 사람들이 상상하고, 이것이 모든 것의 원동력이 되는 것.
몇년 전까지만 해도 이런 네러티브에 대한 관심이 그렇게 크지는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최근에는 퍼스널 브랜딩과 같이 개인도 네러티브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해진 듯하다. 예전에는 퍼스널브랜딩이 일부 유명인의 영역이었다면, 지금은 개개인에게 모두 중요한 영역이 되었다. 인터넷 그리고 SNS가 인기를 얻고 보편화되면서 사람들은 여러 매체를 통해 자신을 정의하고, 자신을 사람들에게 알린다. 그 과정에서 나만의 네러티브를 형성하고, 인플루언서가 되어 팬덤을 만들며 본인과 비슷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또 다른 세계를 만들어간다. 각자가 형성하는, 새로운 세상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