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첫 만남 (그의 이야기)

아내 씀 남편 그림

by 우마왕

​시.선.강.탈

​약속 장소에서 처음으로 만난 소개팅 그녀. 환화게 웃는 얼굴 다음으로 내 눈길이 머문 곳은 그녀의 회색 호피무늬 스커트였다.


소개팅 주선자는 둘이 연락해서 만나보라며 소개팅녀의정보를 간략하게 메일로 보내줬는데 거기엔 분명 깔끔한 오피스룩이라고 적혀있었다.


반전 오피스룩 이긴 했지만 평소 호피무늬의 고급짐과 멋짐을 좋아하던 나에게 그녀의 첫인상은 느낌이 좋았다.

물론 나중에 얘길 들어보니 그녀가 소개팅 의상으로 호피무늬를 선택한 건 불손한 의도가 있었지만.(그녀의 이야기 참고)



우리가 만난 날은 10월의 어느 날 저녁. 덥지 않은 날씨 였지만 내겐 약속 장소인 서점이 덥게 느껴졌고 낯을 가리는 성격으로 긴장한 탓에 이내 땀이 배어나오기 시작했다.


콧잔등에 땀이 맺히진 않았을까, 아침에 드라이어로 정성껏 가라앉힌 옆머리가 뜨지는 않았을까 조바심이 나면서 애초에 계획한 '여유있는 젠틀한 남자'라는 컨셉이 흐트러지기 시작했다.


간단하게 인사를 나누고 저녁을 먹으러간 파스타집. 자리를 잡고나서 그녀는 당당하고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명함 한 장 주시죠


신선했다. 이토록 당당한 명함 요청이라니. 한편으론 불안했다. 거래처의 소개로 만난만큼 선을 긋는건가라는 소심한 생각이 들었다.


이 여자 대체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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