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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대한 Feb 28. 2023

등산을 통해 엿본 인생

인생은 등산이다

지난 주말, 북한산에 다녀왔다.


요즘 한참 자기계발 독서에 빠져있는 상황에서 아침부터 산에 오르니 문득 산에 오르는 이 행위가 우리의 인생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산에 오른다는 것인생에서 성공이라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것에는 상당한 공통점이 있다.




공통점 1 : 정상에 오른 자만이 근사한 풍경과 짜릿한 성취감을 맛볼 수 있다.


등산을 하지 않는 사람은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의 아름다움을 알 수가 없다. 또한 정상에 올라 정상석 앞에서 인증샷을 찍을 때 느끼는 달달한 성취감도 느껴볼 수 없다. 물론 오르는 과정에야 당연히 힘들고 숨도 차겠지만 마침내 정상에 오르게 되었을 때의 희열을 아는 사람만이 또다시 등산길에 나서게 되는 것이다.


힘든 길을 가지 않겠노라 다짐한 사람은 잔잔한 인생을 살아가겠지만, 험난한 길을 가기로 마음먹고 정상을 향해 가는 사람에게는 언젠가 반드시 성공이 찾아온다.


공통점 2 : 동반자가 있으면 정상을 향해 가는 길이 힘들지만은 않다.


등산은 기본적으로 힘들다. 체력적으로도 힘들지만 등산에 앞서 준비해야 할 것도 많고,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고난의 연속이다. 하지만 함께할 사람이 있다면 조금은 덜 힘들게 정상까지 갈 수가 있다.


산에 가보면 묵묵히 혼자서 산행을 하는 사람들도 있고, 나처럼 부부가 함께 산을 오르는 사람들도 많다. 특히 요즘은 등산 동호회 같은 것들이 많아서 나이 어린 친구들이 무리 지어 산에 오르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예전에 우리가 알던 산악회(먹고 마시고 노는)의 모습과는 조금은 다른 느낌으로 그들은 오롯이 등산을 위한 모임으로, 차려입은 옷매무새나 산에 오르는 모습이 아주 노련하다. 남들에게 피해 주지 않는 선에서 신나는 음악을 틀고 발맞춰 빠르게 올라가는 모습을 보면 등산을 하나의 스포츠로 즐기는 요즘 사람들의 멋진 모습이 신선하게 느껴진다. (나도 요즘 사람인데)


이렇게 다양한 모습으로 여러 사람과 함께 산에 오르면 정상까지 가는 여정이 지루하고 힘들지만은 않다. 멤버 중 누군가 뒤쳐진다면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주고, 또 짐도 나눠 들어주며 정상까지 함께 갈 수 있도록 서로 도움을 준다. 멤버 중 누구 하나가 힘들어서 포기하려고 할 때 그럼 때려치우고 먼저 내려가서 기다리라고 말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을 것이다.


사람에 따라 성공의 정의는 달라도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이뤄내기 위해 나아갈 때 그 길을 함께할 사람이 있다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갈 수 있는 원동력이 생긴다.




공통점 3 : 정상은 까마득하게 느껴지지만 바로 앞의 계단 하나는 쉽게 오를 수 있다.


산에 따라 코스에 따라 다르겠지만 어떤 산이나 보통 계단이 아주 많은 구간이 있다. 계단에 오르기에 앞서 그 계단의 끝을 보면 까마득하게 느껴져서 내가 여길 오를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두려움도 생긴다. 하지만 계단의 끝을 보지 않고 바로 내 발 밑에 있는 계단 한 칸을 보면 쉽게 오를 수 있다. 그렇게 오른 계단 하나하나가 모여 어느새 뒤돌아보면 상당히 높은 곳에 내가 위치하고 있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목표는 크게 잡되, 그 목표를 잘게 쪼개야 한다. 처음부터 너무 높은 목표를 잡고 한 번에 오르려다가는 쉽게 지칠 수 있다. 최종 목표를 이뤄낼 수 있도록 잘게 쪼갠 작은 목표를 하나하나 성취해 나가야 한다.




공통점 4 : 한번 벌어진 격차를 다시 좁히려면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내 앞에서 산을 오르던 사람이 내가 잠깐 쉬는 사이에 저 멀리 가있으면 그 사람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차오르는 숨을 참고 속도를 더 올려야 따라잡을 수 있다. 비록 앞사람이 뛰는 게 아닐지라도 내가 멈춰있으면 격차는 금방 벌어지게 되고, 마찬가지로 나는 천천히 올라가더라도 뒷사람이 잠깐 멈춘다면 나와의 격차는 금방 벌어진다.  또 같이 오르는 파트너가 힘들어할 때 도와주지 않고 앞만 보고 오르다가는 얼마못가 파트너와의 합류를 위해 한참을 멈춰서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자신만의 페이스로 꾸준하게 밀고 나가는 성실함이 필요하다. 너무 빠르게 가려고 하면 쉽게 지쳐 쓰러질 수 있으니 적당한 속도를 찾아야 하고 무엇보다 포기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공통점 5 : 나보다 먼저 오른 사람의 조언을 들어야 한다.


숨은 차오르는데 끝이 보이지 않는다. 이때 정상을 찍고 내려오는 사람들에게 앞으로 얼마나 남았냐 물어보면 보통 그 사람들은 웃으면서 코 앞이라고, 힘내라고, 다 왔다고 격려를 해준다. 정상을 찍고 내려오는 입장에서 내가 오르던 길을 힘겹게 올라오는 사람들을 보면 진심을 다해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하지만 반대로 오르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그 사람들이 얘기하는 '코 앞'이라는 거리가 여전히 까마득하기만 하다.


또 어떤 산을 처음 간다면 우리는 반드시 그 산에 대해 공부해야 한다. 산의 높이는 얼마인지, 코스는 몇 개인지, 각각의 코스별로 난이도는 어떤지, 그중 내가 선택할 코스는 어떤 코스인지 등등. 이것은 필연적으로 먼저 올라본 사람들이 주는 정보를 토대로 알 수 있는 것들이다. 무턱대고 도전했을 때 쉽게 오를 수 있는 산도 있겠지만 설악산, 지리산 등 높고 힘든 산을 무작정 오르겠다고 덤볐다가는 반도 못 가서 되돌아와야 할 수도 있다.


목표를 잡았다면 그 목표에 도달해 본 사람이 갔던 길을 공부해야 한다. 나보다 먼저 목표에 도달했다면 분명 그 사람에게서 배울 점이 있을 것이고, 그것들을 토대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데 겪을 어려움들을 미리 대비할 수 있다.




등산의 매력은 무궁무진하다. 


기본적으로 인간은 자연에서 와서 자연으로 돌아갈 존재이기 때문에 자연 속에 있을 때 우리는 안정감을 느낀다. 아스팔트로 포장된 등산로는 없다. 흙과 돌을 밟으며, 나무로 둘러싸인 경치를 즐기며 오르는 산행은 심신의 안정과 회복에 도움이 된다.


이보다 더 건강하고 건전한 취미가 있을까. 몸뚱이만 멀쩡하다면 큰돈 들이지 않고 언제든지 가능한 게 등산이다. 반대로 신체가 받쳐줘야만 할 수 있는 취미이기 때문에 등산을 하기 위해서라도 몸 관리를 하게 될 수밖에 없으니 자연스럽게 건강관리도 된다.


올해 목표로 한 등산 횟수는 2번. 2월 말 현재 3번의 등산을 했으니 벌써 목표는 초과 달성이다. 연초에 잡았던 2번이라는 숫자가 초라하게 느껴질 정도이다. 망아지들이 이제는 좀 커서 엄마아빠가 없어도 할머니 할아버지와 잘 있어주니 등산을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 글을 쓰며 등산의 매력을 알고 산에 오르는 시간을 만들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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