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
나는 글을 취미로 쓰지 않는다.
그건 내겐 여가가 아니라 생존이다.
누군가는 글을 감정의 해소라 하고, 또 누군가는 ‘취향’이라 말하지만
내게 글쓰기는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
나는 문장으로 올라간다.
펜으로 오르고, 단어로 버틴다.
나는 글을 쓸 때마다 내 안의 산을 오른다.
감정은 산소고, 문장은 밧줄이다.
한 줄 쓸 때마다 내 폐는 타고, 내 손끝은 얼어붙는다.
그럼에도 멈추지 않는다.
왜냐면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단 하나,
정상에서 날아오르기 위해서다.
간절하다기보다는, 진지하다.
진심이란 말은 너무 쉽게 닳지만, 진지함은 오래 간다.
진지함은 매일의 루틴이고, 반복되는 훈련이다.
하루라도 안 쓰면 불안해진다.
단어가 굳고, 리듬이 녹슬고, 내 안의 나사가 헐거워진다.
그래서 쓴다.
비가 와도, 마음이 멍해도, 아무 감정이 없어도.
나는 감정으로 글을 쓰지 않는다.
감정은 오히려 방해다.
내가 믿는 건 감정보다 태도다.
태도는 근육처럼 쌓인다.
오늘 쓴 한 문장이 내일의 나를 만든다.
오늘 쓴 한 문장이, 내 내일을 구한다.
누군가에게 글은 표현일지 몰라도
나에겐 그것이 존재다.
완벽한 글을 위해 멈추는 건 내 심장을 포장하는 일이다.
결과보다 과정이, 의미보다 리듬이 먼저다.
세상이 뭐라 해도 내 리듬이 맞으면 그게 간지다.
나는 잘한 사람이 되고 싶은 게 아니라
계속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오늘 쓴 불안정한 한 문장이
내일의 완벽한 한 문장보다 진짜다.
나는 오늘도 불안정하게, 그러나 단단하게 쓴다.
나는 오늘도, 진지하게 정상으로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