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자의 감정, 약한 자의 상태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슬픔은 살아 있는 자의 언어고,
우울은 무너진 자의 그림자다.
슬픔은 알고도 견디는 힘이 있다.
그건 감정의 폭풍 속에서도
자신을 붙잡고 서 있으려는 사람의 체온이다.
우울은 다르다.
그건 방향을 잃은 정지다.
움직일 힘도, 느낄 의지도 사라진
감정의 음지 같은 것이다.
나는 그래서 ‘우울하다’는 말을 쉽게 쓰지 않는다.
그 말에는 너무 많은 포기가 묻어 있다.
그건 살아 있는 감정이 아니라
이미 바닥으로 가라앉은 온도처럼 느껴진다.
슬픔은 눈물이지만,
우울은 그림자다.
슬픔은 지나가지만,
우울은 머무른다.
나는 눈물을 선택한다.
그건 약함의 표시가 아니라
끝까지 버티겠다는 선언이니까.
그래서 나는 슬플 때 울고,
우울할 땐 걷는다.
걷는 건 다시 세계로 나가는 일이고,
그 순간 나는 살아 있음을 되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