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서핑
오래 기다렸던 파도가 왔다.
멀리서부터 밀려오던 힘이
이제는 내 발밑을 들어 올린다.
보드가 미세하게 흔들리고,
물결은 한순간도 같은 결을 유지하지 않는다.
바람과 물살이 엇갈리며 만든 불규칙한 리듬 속에서
나는 몸 전체로 중심을 잡는다.
이 긴장은 필연적이다.
파도의 힘과 내 몸의 무게,
보드의 미세한 각도가 만들어내는
그 찰나의 균형 —
그건 두려움이 아니라 살아 있는 감각이다.
조금만 풀어도 쓰러지고,
너무 버티면 물결이 밀어낸다.
그래서 예민해야 한다.
바다의 호흡과 함께 숨을 맞추듯.
이건 도망치기 위한 긴장이 아니다.
끝까지 타기 위한 긴장이다.
건강하고, 필요한, 살아 있는 긴장.
그리고 잠깐,
그 긴장을 아주 조금만 풀자.
지금이 가르는 물살의 느낌,
바람이 얼굴을 스치는 감각,
그걸 즐기자.
파도는 계속 오니까.
이번엔 그냥 이 파도를 타본다.
조용히, 그러나 끝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