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정석
라떼를 만들 때마다,
나는 한 잔의 음료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하루에 작은 질서를 놓는 마음으로 움직인다.
‘순정라떼’라는 이름에는
화려함 대신 기본으로 돌아가겠다는 다짐이 숨어 있다.
라떼의 시작은 언제나 신선한 우유와 신선한 원두다.
이 둘이 어긋나면,
어떤 기술을 더해도 맛은 설득력을 잃는다.
김치를 담글 때 다데기만 잘한다고
깊은 맛이 나지 않는 것과 같다.
재료가 가진 진심은 감출 수 없다.
나는 종이 필터로 미분을 걸러내고
깨끗한 에스프레소를 뽑는다.
그 위에 올리는 우유는
그냥 우유가 아니다.
시간과 손끝의 온도를 거친
‘베푸는 고소함’이다.
이 과정이 나에게는 하나의 예술이다.
라떼를 담는 본차이나 잔은
서울의 자존심 같은 존재다.
겉멋이 아니라,
한 잔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존중이다.
잔이 품고 있는 온기가
우유의 결을 더 부드럽게 만든다.
나는 언젠가
이 순정라떼를 마시는 사람들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그 고소함과 정석을 이해해주길 바란다.
화려함 없이, 꾸밈 없이.
서울에서 시작된 한 잔의 정석으로.
부다다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