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오는날
카페 문이 열리며 바깥의 찬 공기가 먼저 들어왔다.
여자는 목도리를 목 아래까지 끌어올린 채 조심스레 들어왔다.
문이 닫히자 실내의 따뜻한 공기가 다시 제 온도를 되찾았다.
창밖에는 첫눈이 조용히 내리고 있었다.
세상은 잠깐 멈춘 듯 고요했다.
남자는 이미 와 있었다.
코트를 의자 등받이에 걸어두고, 반쯤 식은 커피 앞에서 자세를 고쳐 앉았다.
창가 쪽 자리여서, 떨어지는 눈발이 유리창에 흩어지는 게 보였다.
여자는 자리에 앉아도 한동안 목도리를 풀지 못했다.
얼어 있던 손끝을 주머니 속에서 조심스럽게 비벼보다가, 조금 늦게 장갑을 벗었다.
주문한 커피가 테이블 위에 놓였다.
컵 위로 김이 얇게 피어오르고, 그 김이 두 사람 사이에서 잠시 머물렀다.
남자가 숨을 들이켰다.
“우리… 그만하자.”
말은 짧았지만, 여자는 그 순간 아주 작게 멈춰 섰다.
눈동자가 한 번 흔들리고, 금방 가라앉았다.
그리고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입꼬리만 조금 올라가는, 금방 사라질 표정이었다.
“커피라도…”
그녀가 조용히 말했다.
“마시고 나서 말해줬으면… 좋았는데. 아직 추운데.”
목소리는 끝에서 아주 조금 흔들렸다.
그녀는 손끝의 떨림을 숨기듯 컵을 두 손으로 감싸 쥐었다.
그리고 천천히 한 모금을 마셨다.
김이 얼굴 가까이에서 조용히 흩어졌다.
카페 안은 따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