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풀이 장단
사람은 누구나 마음 속에 오래 묵힌 박동이 있다.
기억 속에서 희미하게 들리던 첫 리듬,
누구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아 숨겨둔 몸짓.
시선이라는 무게를 배우는 순간
그 자유는 조용히 멈춘다.
우리는 태어난 뒤로
진짜 춤을 춰본 적이 거의 없다.
기억이 난다는 건 이미 의식했다는 뜻이니까.
몸보다 머리가 먼저 움직이고,
그 사이 리듬은 사라진다.
나는 그 지나간 리듬을 다시 불러내고 싶었다.
버려진 박동을 다시 살리는 소리를 만들고 싶었다.
완성도나 정답 같은 건 필요 없다.
한 시간이라는 빈 캔버스에
흐르는 대로 그려지는 질감과 패턴.
누구는 노이즈라 하고,
누구는 정신없다고 해도 괜찮다.
나는 그 안에서
아주 작은 질서,
깨지지 않는 뼈대,
멀리서 보면 하나로 이어지는 프랙탈을 본다.
그건 음악을 가장한 장단이다.
각자 안에 쌓여 있는 시간의 결을 흔들고,
돌아가고 싶었지만 잃어버린 자리,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나만의 리듬으로 데려가는 길.
내가 원하는 건,
듣다가 문득
숨을 더 깊게 내쉬는 순간을 만나는 것.
말로 털어내지 못한 것들이
아무 말 없이 흘러나가버리는 틈이 생기는 것.
나는 사람들이 내 음악을 들으면서
세상에서 쌓인 한을 풀어냈으면 좋겠다.
나는 그걸 세상풀이라고 부른다.
동살풀이처럼,
세상이 쌓아놓은 걸 풀어주는 장단.
난 서정 펑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