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으로
자주 멈췄다.
몇 번은 돌아갈까 생각했다.
앞은 보이지 않았다.
눈보라가 시야를 가렸고
정상이 어디 있는지도 알 수 없었다.
어떤 날은 올라가고 있었고,
어떤 날은 내려가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방향을 확신할 수 없었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했다.
멈추는 순간
그 자리에서 끝난다는 것.
숨이 가빴다.
다리는 무거웠다.
두려움이 있었고
자기 의심도 끊이지 않았다.
내가 제대로 가고 있는 걸까.
이 길 끝에 정말 무엇이 있기는 한 걸까.
그래도 그는 걸었다.
속도를 줄일 뿐
멈추지는 않았다.
정상은
계속 올라간 사람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리막이 나타나도
방향을 바꾸지 않은 사람 앞에
결국 모습을 드러낸다.
지금 이 길이 올라가는 길인지
내려가는 길인지는 알 수 없다.
앞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
그는 다시
한 발자국을 옮긴다.
그에게 남은 희망은
멈추지 않는 것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