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에서 아들이 물었다, 이건 왜 안 사요?

by thepine

마트에서 장을 보던 평범한 토요일 오후.
카트 한쪽엔 채소와 달걀이 담겨 있었고, 7살 아들 손에는 사탕이 들려 있었다.

“엄마, 이거는 왜 안 사요?”
아들은 한 손에 초콜릿 쿠키, 한 손에 찜한 장난감을 들고 물었다.

“그건 지금 안 사도 돼.”
내가 그렇게 말하자 아들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다시 물었다.

“그럼 사고 싶은 건 언제 사요?”

순간 나는 말문이 막혔다.

사고 싶은 걸 참는 이유를 어른은 돈 때문이라고 쉽게 말하지만,
아이에게는 그 말이 전부가 아니었다.

아이가 다시 물었다.
“엄마는 사고 싶은 거 있으면 다 참아요?”
“아니, 가끔은 사지. 근데 순서를 정해.”

그날 집에 와서 아들과 작은 노트를 펴고 우리가 사고 싶은 것들을 적어봤다.


- 아들: 로봇 장난감, 포켓몬 카드, 아이스크림

- 엄마: 운동화, 책, 커피 머신


그리고 하나하나 옆에 번호를 붙였다.
가장 먼저 필요한 건 뭘까? 지금 꼭 사야 하는 건 뭘까?

아들은 진지하게 고민하더니 포켓몬 카드 옆에 ‘3’을 적었다.
“이건 나중에 살래. 로봇 먼저!”

그 순간, 나는 웃으면서 말해줬다.
“엄마도 운동화는 다음 달에 살 거야.”


그날, 7살 아들은 처음으로 ‘우선순위’라는 걸 배웠다.
그리고 나는 다시 깨달았다.
소비는 돈의 문제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라는 걸.


지금 우리 집 냉장고엔
“이번 달에 꼭 필요한 것” 리스트가 붙어 있다.
아들과 함께 만든 이 작은 리스트 덕분에,
우리는 사고 싶은 걸 참는 법이 아니라
‘먼저 사야 할 걸 고르는 법’을 배우고 있다.

playing-cards-780326_640.jpg 귀여운 포켓몬들

《엄마의 돈 공부, 아이와 함께 크는 중입니다》

세 아이와 함께 살아가는 워킹맘의 경제 성장 일기입니다.

아들과 함께 소비보다 ‘선택’에 대해 배운 하루입니다.
그리고 내일은, 더 나은 ‘순서’를 정하는 하루가 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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