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편] 엄마도 매달 가계부를 써요

by thepine

아이들이 잠든 밤,
나는 주방 식탁에 앉아 가계부를 쓴다.
옆에는 계산기와 결제 영수증 몇 장이 쌓여 있다.

지출 내역을 정리하다 보면
내가 어디에 마음을 쓰고 있는지도 함께 보인다.

‘과자 2,300원’, ‘문구점 4,000원’, ‘택시비 8,500원’

숫자는 솔직하다.
그래서 가계부는, 나와의 대화처럼 느껴진다.


며칠 전, 가계부를 쓰고 있는 내 옆에 아들이 다가왔다.
“엄마 뭐해요?”
“이번 달에 돈을 어디에 썼는지 정리 중이야.”
“왜요?”
“그래야 다음 달엔 더 잘 쓸 수 있으니까.”


아이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더니,
내 옆에 앉아 자신도 노트를 폈다.

그날, 우리는 나란히 앉아
각자의 ‘돈 이야기’를 적었다.

나는 식비, 교육비, 교통비를 정리했고
아들은 아이스크림, 문구류, 그리고 저금통을 썼다.


아이가 조심스럽게 묻는다.
“엄마는 많이 썼어요?”
“응, 근데 다음 달엔 조금 줄이려고 해.”
“그럼 나도! 포켓몬 카드는 다음 달에…”

그 말에, 나는 입꼬리를 올리며 그를 바라봤다.


가계부를 쓰는 건 단지 숫자를 적는 일이 아니다.
그건 내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조용히 되돌아보는 일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습관은
아이에게 ‘돈을 다루는 태도’를 말없이 보여준다.

이제 아들은
한 달이 끝나면 저금통 옆에 ‘자기만의 작은 장부’를 쓴다.
거기엔 간단한 기록이 적혀 있다.
“문방구 – 1,000원 / 엄마랑 간식 – 2,000원 / 저금 – 1,000원”

그 장부에는 숫자보다 더 중요한
‘스스로 생각한 기록’이 담겨 있다.


돈을 잘 쓴다는 건
단지 아끼는 게 아니라
자기 삶을 스스로 살피는 일이라는 걸
오늘, 아이에게 조금 보여줄 수 있었던 것 같다.


《엄마의 돈 공부, 아이와 함께 크는 중입니다》
오늘은 ‘가계부’를 통해
숫자보다 중요한 ‘마음 쓰는 법’을 함께 배운 하루였습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저금통과 주식 계좌, 아이에게 ‘기다림’을 설명한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