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를 믿는 꼬마를 위해

벤쿠버의 메리 크리스마스!

by 메이


작년 크리스마스에도, 올해 크리스마스에도 크리스마스 마켓에 다녀왔다. 크리스마스 음악이 들리고 조금 들떠 보이는 사람들 인파에 기꺼이 휩쓸리며, 줄을 서서 따뜻한 글루바인 한 잔 마시고, 작은 상점들마다 뭘 파는지 구경하는 그런 로망이 있었던 거지. 1년 사이 바뀐 게 있다면, 작년엔 입장권을 사서 들어가는 벤쿠버 다운타운의 크리스마스 마켓에 다녀왔고, 올해는 무료로 입장할 수 있는 노스벤쿠버의 크리스마스 마켓에 다녀왔다.



이른 오후에 출발해 노스벤쿠버의 크리스마스마켓, 다운타운의 크리스마스장식들을 구경하고 해가 져서야 집에 돌아왔다. 차에서 꾸벅꾸벅 졸던 꼬마가 집에 들어오자 마자 말한다.



"오늘 빨리 자야 하는 이유가 뭔지 알아? 빨리 자고 밤에 일어나서 산타가 집에 온 거 볼래!"



자기 전에 침대에 나란히 누워 책을 읽어주고 나는 살짝 빠져나와 일을 보고 있는데 꼬마가 빼꼼 들어와 물어본다. "엄마, 산타가 먹을 쿠키 뒀어?"



산타를 믿는 꼬마들, 지난주에 우리 집에 놀러 왔던 아이 친구들도 우리 집에 크리스마스트리가 없다며 걱정을 하고 갔다. 우리 집엔 크리스마스트리를 설치해놓지 않았고, 소파 위에 트리 포스터를 벽에 붙여놓았다. 산타는 트리 아래에 선물을 두고 가는데, 산타가 와도 선물을 두고 갈 곳이 없어서 우리 아이가 선물을 받지 못하면 어떡하냐고. 크리스마스 날에는 포스터를 꼭 바닥 아래에 맞춰 붙여놓으라고 신신당부까지 하고 갔다.



오늘 갔던 크리스마스마켓에서 산타와 순록 모형이 설치되어 있는 걸 보고 "지금은 이렇게 가만히 있지만, 어린이들이 자면 산타와 순록이 다 깨서 선물 나눠주러 와!" 해도 "진짜야?"라고 믿는 우리 꼬마. 우리 꼬마도 곧 엄마아빠가 산타였다는 걸 알게 되는 날이 오겠지. 9살인 조카는 아빠의 인터넷쇼핑 주문목록을 보다 자신의 선물이 있는 것을 알고서 산타가 세상에 없다는 걸 알았단다. 그날이 천천히 왔으면 좋겠다.



그리고, 산타를 믿는 7살의 크리스마스. 내일 아침에 일어나면 얼마나 기쁘고 설렐까?



크리스마스트리 대신 포스터로 대신하지만, 한국가면 꼭 내 키보다 더 큰 트리를 사서 장식할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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