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계의 해체와 본격적인 내부 공사
생각해 보면 어떻게 하다가 신축 사업까지 발을 들여놓게 되었을까 싶은 순간들이 온다.
층층이 올라가는 건물의 이면에는
엄청난 양의 대출이 쌓이고 있었다.
계획된 대출이고 예상된 순서이기는 했지만 걱정되는 마음이 없을 수는 없다.
이런 마음을 아는지, 너무나 다행히도 현장은 사고 없이 잘 진행되고 있다.
관계된 모든 분들께 감사한 마음뿐이다.
미래를 계획하고 그것을 현실로 만들어가는 매 순간은 기적이다.
외장재인 롱브릭 시공이 끝나고 드디어 비계를 해체했다.
건축주에게는 이 순간이 가장 뿌듯하고 기쁜 때라고 하는데
과연 그랬던 것 같다. 평일 낮에 진행이 되었기 때문에 일을 하느라 당일에는 가보지 못했고,
주말에 따로 방문하여 현장에서 조마조마했던 마음을 달래며
조촐하게 아내와 축하를 주고받았다.
10/4~10/7 내장 목공 작업, 창문 설치
건축을 시작하고부터는 연휴가 반갑지 않다.
시간은 언제나 비용을 뜻한다.
추석 전에 설치된 창틀에 창문을 설치했다.
외장재인 허니브라운 롱브릭과 어울리는 색상으로 건물에 안정감을 주기 위해서
창문 유리 역시 브라운 색상으로 주문하였다.
창문에도 색깔이 있다는 사실을 신축을 통해 알게 되었다.
롱브릭 특성상 가스관 등이 건물 밖에 노출되어 보일 수밖에 없는데
가스관의 색상도 외장재에 맞추도록 하였다.
벽돌 사이 메지도 비둘기 색으로 시공을 요청하여 창틀의 금속판넬(후레싱)과 조화를 이루게 하였다.
이제 밖에서 보면 어엿한 건물처럼 보이기 시작하는 때이다.
복도와 계단을 콘크리트 패널에서 백마석으로 변경하였는데,
변경된 자재의 발주가 이때 이루어졌다.
10/10~10/14 현관 타일, 변기/세면대 설치, 옥상 방수, 옥상 난간 설치
세대별 현관 바닥은 포세린 타일로 시공하였다.
가장 무난한 자재의 선택이 이어진다.
변기는 국산 브랜드인 인토, 세면대는 대림바스의 제품으로 정했다.
무조건 저렴하기만 한 제품보다는 가격이 조금 있더라도 견고한 것이 좋을 것 같다.
옥상 난간은 내부 계단실과 동일한 편철로 시공하였다.
시공사에서는 비용 부담이 덜 하실 것 같고
건축주로서도 디자인이나 안전성 모두 나쁘지 않았다.
10/16~10/21 상수도 공사, 방 외부 난간, 다락 내부 난간 설치
비계를 해체하고 내부 공사를 본격적으로 하면서부터 속도가 빨라진 느낌이다.
상수도가 인입되어 모든 호실에서 수도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다만 급수공사는 별도의 인입 비용(급수공사비 원인자 부담금)이 발생하는데,
이 부분이 건축주 부담인 것을 몰랐다가 뒤늦게 알게 되어 추가 비용이 생겼다.
하수도 연결 시에도 도로 일부가 파헤쳐지기 때문에 도로복구 비용이 추가로 발생한다.
4층 내부 다락 난간 설치에는 이슈가 있었다.
시공사에서 애초 요청한 목재가 아닌 철제로 계단을 시공한 것이었는데
철거를 하고 다시 시공을 할지를 한동안 고민하였으나
목재에 비해 부피가 작고 얇은 것을 감안하여 넘어가기로 했다.
시공사에서는 정말 고마워하셨고, 후에 내부 공사의 마감재를 업그레이드 해주기도 하셨다.
10/23~10/28 도배, 실내 바닥, 계단실 바닥, 주차장 포장
주차 자리는 1대에 불과하지만 어쨌든 포장은 필요하다.
각 호실의 실내 바닥이 시공되면서부터는 사람이 들어가서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이 생긴 느낌이다.
다만 도배가 아쉬웠다.
원룸 호실들에 시공한 도배지가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얇다고 느껴졌다.
군데군데 마감이 엉성해 보이는 곳들이 보이기도 했었기 때문에
이 부분만큼은 양보하기가 어려웠다.
도배는 절반 이상 재시공을 하였다.
건축이 진행될수록 시공사와의 관계가 조심스럽다.
시공 계약을 하기 전까지는 건축주가 갑이지만, 공사가 시작되면 시공사가 키를 쥐게 된다.
건축주는 '시간' 앞에서 절대적인 약자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좋은 시공사의 선정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커뮤니케이션 할 때에 조심스러운 소통이 꼭 필요하다고 보았다.
다행히 우리는 멘토님의 존재가 있어서 어려운 부분은 멘토님의 도움을 받았고
건축주로서는 시공사에 가급적 좋은 말을 해주고 고맙다는 말을 많이 해주었다.
난간이나 도배 문제처럼 양보할 수 없는 부분은 어필해야겠지만
대세에 지장 없는 사소한 부분들은
그냥 넘어간 부분도 많다.
넉넉한 자본으로 <작품> 같은 집을 짓는다면 당연히 양보가 어렵겠지만
한정된 시간 내에 초보 건축주로서 건축하는 건물이기 때문에
안전과 같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면
내가 원하는 100%를 고집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작품>이 아니라, 견고하고 하자가 없으며 앞으로 살게 될 사람들에게 불편함이 없는
<살기 좋은 집>을 원하기 때문이다.
건축물이 천천히 완성을 향해 가고 있는 그 자체가, 놀랍고 감사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