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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미쓴 일단 해봐 Jan 16. 2023

나이가 마흔인데 아직도 내 맘대로 못해

왠지 모르게 억울한 게 많아지네

한국인 남성의 기대 수명이 80.6세라고 한다.

정부에서 고맙게도 나이를 한 살 줄여주어 만으로 마흔하나가 되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23723


부쩍 삐뚤어진(?) 생각을 하게 된 계기는 마흔 살!이었다.

내 수명이 80세라고 가정하면,

이제 절반을 살아온 셈이다.

회사에 있는 동안은 일에 몰두하고, 집에 오면 육아와 집안일에 시간이 순삭이다.


아이들은 너무 이쁘지만

"생존시키기"에서 시작된 육아는 점점 "수발들기"의 차원으로 격상되었고

이제 "비위 맞추기"의 구간을 넘어 "정서적 욕구 충족"의 시기로 나아가고 있다.

집안일은 또 어떠한가!

저녁밥을 해야 하고, 아이들을 씻겨야 하고, 밥 먹고 설거지를 해야 하고, 그 와중에 같이 놀아야 하고,

어린이집 등하원에 학원도 데려다줘야 하고..


해야하고 해야하고 해야하고 해야하고..!


회사에서도 하루종일 내 맘대로 하나도 못하고 왔는데

집에서도 왜 이렇게 다 해야 할 일들 뿐이지?


문득

아니 벌써 내 내이가 마흔인데

인생을 절반은 살았는데

도대체 언제 내 맘대로 할 수 있지?

하는 마음에 뭔가 억울했다.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3011509593694650


아이가 태어나고는 정말 시간 자체가 항상 부족했다.

내 생존에 필요한 수면시간조차 늘 모자랐던 시기도 있었으니..

나 역시 많은 것을 잃었다고 생각했다.

힘든 것도 힘든거지만, 넓지도 않은 인간관계가 대부분 사라졌다.


억울한 마음에 그랬던 것 같다.

(나만 하는 것도 아닌데도) 직장생활을 한다는 핑계로 저녁에 종종 늦기도 하고,

막연하게 아내는 엄마는 엄마니까, 아빠보다 더 뭔가 잘할 수 있겠지 하고

내 맘 편하게 생각해버리기도 했다.


반대의 입장이 되어 내가 주양육자가 되어보기 전까지는 알지 못했다.

맞벌이 육아를 하면서도, 나는 그저 육아를 "도와준" 남편이었을 뿐이었구나.. 하고 뒤늦게 깨달았다.

육아휴직을 해보니 그제서야 말이다.

그렇게 알게 되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행복은 그 힘든 시간에서 온다는 사실을.

시간을 쏟아붓는 시기가 있어야만 한다는 것을 말이다.

기사에 나온 저 부부의 행복한 결론이

정말 진심이라고 생각한다. 그래 그게 행복이지.


아이들이 커간다. 여전히 너무 예쁘고, 더 사랑해주고 싶다.

지금도 아이들은 부모의 시간을 필요로 한다.



그런데 아직 문제는 남아있다.

나는 언제 내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을까?


아무리 부지런해도 하루는 24시간이고,

가족과 함께 있는 시간은 꼭 필요하다.


회사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이제 분명히 알고 있다.

그럼, 나는

<시간>을 어디에서 가져와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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