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말이 좋다는 건 당신의 생각이 좋다는 것이다."
채자영 작가님의 <말가짐>을 펼쳐보는 순간 이 문장이 너무 좋아 몇 번을 되뇌였다.
그리고 고민에 빠졌다. '지금 나의 생각은 어떻지?'
학부생 시절, 나는 영상 시나리오를 전공하며 학기마다 단편영화, 장편영화, 드라마 극본을 써야 했다.
대단한 의미가 담긴 대단한 이야기를 쓰고 싶었던 나는 한동안 방황했다.
'대체.. 무슨 이야기를 써야 하지?'
명작이라 불리는 영화도 보고, 동기들과 선배들의 의견도 들어봤지만,
그때의 나는 내가 무슨 이야기를 쓰고 싶은지 도무지 몰랐다.
그저 있어 보이는, 그럴듯한 이야기를 써 놓았고, 부끄러움으로 남았다.
그때 나는 왜 내가 쓴 글이 부끄러울까?
그 생각이 온전히 내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생각이 좋지 못했고, 엉뚱한 글을 남겼다.
그때부터 였을까? 나는 나를 찾고 싶었다.
나는 누구일까? 나는 어떤 사람일까?
방황이라면 방황, 성장이라면 성장의 시간.
그 시간은 흐르고 흘러 지금까지 오게 되었다.
책 속에서 누군가 자영님을 식물이라고 칭한 것이 재밌고 공감됐다.
잘 자라고 싶어 물도 주고, 햇빛도 주고, 영양제도 주며 스스로 가꿔가는 귀여운 식물의 모습이 상상됐다.
---
지난 5월부터 나는 30대의 나를 찾아가고 있다.
진짜 내가 원하는 것, 나의 욕망, 나의 진짜 행복은 무엇일지.
1년 동안 여러가지 방식으로 '진짜 나'와 가까워졌고,
나의 생각, 나의 말, 나의 행동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그 과정이 괴롭고 힘들었지만, 언제부턴가 서서히 마음이 편해졌는데 이 책에서 그 이유를 찾았다.
"나에게 없는 것을 채우기 위해 애쓰기 보다는 이미 내 안에 있는 것,
내가 갖고 있는 나만의 이야기를 발견하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이다. (말가짐 27p)
남과 비교하며 나에게 없는 것을 끄집어내려 애쓰면 괴로워진다.
남에게는 없지만 나에게만 있는 것을 발견하면 행복해진다.
---
"모든 이야기 속에서 고난을 겪지 않는 주인공은 없다"
<말가짐> 처음 읽었던 지난 9월, 이 문장을 보고 나는 인스타그램에 이런 글을 남겨두었다.
"이야기를 만들 때는 그토록 주인공에게 새로운 문제 상황과 고난과 역경을 마구 던져주면서,
왜 나에게 오는 고난과 역경은 엮어서는 안 될 힘든 것이라고만 생각했던 걸까."
내 이야기 속 인물들은 그렇게 자갈밭, 지뢰밭, 똥밭을 걷게 하면서 정작 나는 꽃밭만 걷고 싶었던 걸까?
웃음이 나왔다. 꽃밭만 걷는 캐릭터는 세상 노잼 캐릭터다! 잘 먹고 잘 살기만 한 캐릭터를 누가 공감하고 보겠는가?
나는 작가로서 재미도 공감도 없는 캐릭터를 만들고 싶지 않다!
그렇다면 내 인생은?
끝내주게 신나고 웃고, 울고 공감가는 이야기 속 주인공이 되고 싶다.
그런 인생이 되려면, 실패담은 필수 불가결하네!
그렇게 생각하니 스스로 실패라고 생각했던 시간들이 한결 가볍게, 그리고 고맙게 느껴진다.
---
올해 나의 목표는 더욱 더 단단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책 속에서 "말하기가 단단하다는 것은 내면에 대한 확신이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나의 생각, 나의 가치관을 더욱더 깊이 뿌리 내리고 싶다.
좋은 이야기는 하나의 심플한 메시지를 갖고 있듯, 나의 인생도 심플하게!
욕심내지 않고 한 방향으로 뿌리 깊은 나무가 되자!
자영님의 <말가짐>을 통해, 지난 5월부터 1년 간 고민하고, 생각하고, 정의 내려온 것들이 잘 정리되었다.
그리고 독후감을 기록하며 연휴의 마지막날 생각 정리가 된 것도 최고 좋음!
5월의 시작이 즐겁고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