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너를 조금 더 빨리 만날 수 있을까?
시험관 1차수를 진행했다.
사람마다 쓰는 약은 달라도, 아마 진행과정은 비슷할 거다.
<시험관 진행과정>
생리 2~3일차가 되면 병원에 방문해 초음파를 본다.
초음파를 통해 난포가 얼마나 자라고 있는지 확인한다.
난포를 잘 키우기 위해 자가주사를 맞는다.
주사종류는 사람마다 다르다. 나의 경우 난포가 하나 밖에 없어서 약을 약하게 쓰기로 했다.
주사를 맞으며 난포가 자라는 추이를 관찰한다.
난포가 너무 빨리 자라도, 너무 늦게 자라도 안 된다.
빨리 자라면 조기배란 억제제를 맞는다.
난포를 잘 키우기 위해 주사를 맞았는데,
또 너무 빨리 자라 배란이 돼버릴까 봐 억제제를 맞는 아이러니.
난포 상태를 보며 채취날짜를 잡는다.
채취 2일 전에는 난포 터트리는 주사를 맞는다.
나는 6일간 주사를 맞았다.
처음 3일은 아침에 1대씩,
그 다음 2일은 아침에 2대씩
그리고 마지막 1일은 아침에 2대, 밤에 3대를 맞았다.
배란유도제를 맞았다가, 조기배란 억제제를 추가하고,
마지막에 난포주사까지 총 12번의 주사를 맞았다.
나는 난포가 하나 뿐이라 약을 덜 써서 이정도지,
나보다 난포를 더 많이 키우는 분들은 더 많은 주사를 맞을 거다.
그렇게 난포를 키우고 채취날이 다가오면,
아침 일찍 병원으로 가 수면마취를 하고 채취 시술을 한다.
긴장됐다. 단 하나뿐인 난포 속 단 하나의 난자가 잘 채취가 될까?
채취한다고 끝이 아니다.
난자와 정자가 만나 수정이 되야 하고, 수정된 배아가 잘 자라야 한다.
그래야 동결을 할 수 있다.
단 하나의 난자를 채취해서 단 하나의 동결 배아를 만들어내야 한다.
이른 아침 채취를 마치고 집에 가는 길.
수면 마취가 덜 풀려 몽롱한 상태였다.
생각보다 컨디션은 괜찮았다. 온찜질을 하기 전까지는....
안내문을 제대로 읽어보지 않아 배에 온찜질을 하자 30여분 뒤 통증이 극심해졌다.
오른쪽 난자에서 채취를 했는지, 오른쪽 배와 옆구리, 등까지 생리통을 능가하는 통증이 밀려왔다.
뒤늦게 안내문을 읽어보고는 아차 싶었다.
다행히도 온찜질을 멈추자 서너시간 뒤 통증이 가라앉았다.
그 뒤로는 병원의 연락을 기다리며 시간을 보냈다.
나의 난자가 제짝을 잘 만나 동결이 잘 됐을까.
혹여나 하나 뿐이 채취되지 않아 수정이 안 되진 않았을까.
채취를 하고 3일 뒤 병원에서 카톡이 왔다.
3일 배양이 동결되었다는 것.
아침부터 연락을 받고 눈물이 핑 돌았다.
고작 배아 하나 만들어 진걸로 눈물이 나면 나중에 애는 어떻게 낳을래?
하는 T적인 생각이 들다가도,
아니? 고작 배아가 아니지!
나에게는 단 하나의 난자가 있었고,
그 난자가 수정에 성공했으니 이건 사실 100%의 확률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을 하니 기분이 썩 좋아졌다.
나는 100%야!! 너를 만날 확률도 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