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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니 Dec 13. 2022

따뜻함을 담아, 크리스마스 인사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면, 지금 전해 보세요. 메리 크리스마스 


나는 누군가에게 먼저 안부 연락을 전하려 연락을 할 때, 조금의 용기가 필요한 사람이다. 

생각나서 연락했다고, 먼저 인사를 건네는 것이 뭔가 간질거리고 부끄럽고 쑥스럽다. 

카톡 프로필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어떻게 사는지 엿보는 정도로 안부를 확인하곤 하지만, 

쉽사리 안부인사를 직접 건네지는 못하는 모습..   

사실.. 누구나 다 그러지 않은가? 


그런데 오늘 집을 정리하다 몇 해 전 받았던 크리스마스 카드가 눈에 띄었다. 

그리고 나도 오랜만에 생각이 났다고, 보고 싶고 그립다고 연락하고 싶은 마음이 내 마음에 불쑥 찾아왔다.

그런 인사를 건네고픈 마음이 들기는 했으나.. 망설이고 또 망설여졌다.  


나의 박사 첫 학기를 학업 메이트로 같이 보냈던 동기 선생님, 좋아하는 언니이지만 일 년에 한두 번 연락할까 말까 한 사이, 출산이 얼만 안 남은 줄 알지만, 임신 이후에는 연락을 안 했던 동생 등.. 여려 명이 떠올랐다. 

이 말을 할까 저 말을 할까 말을 고르고 고르며, 쓰고 지웠다를 반복했다. 


그냥 불쑥 인사만 건네기는 머쓱하니, 가벼운 선물도 하나 골랐다. 받기에도 주기에도 부담스럽지 않은 금액으로 겨울이니 립밤이나 핸드크림 정도?! 

요즘 참 세상 편해졌다. 카톡 선물하기에는 크리스마스에 적당한 그리고 적정한 가격의 선물들이 알아서 추천되어 있다. 터치 몇 번이면 결재되어 집으로까지 배달이 가능한 선물 주기 시스템이라니, 선물 주기도 간편한 세상이다. 


그렇게 몇 명의 사람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직접 말하기에는 간질거리는 몇 마디 덧 붙여서 따뜻하고 행복한 크리스마스 보내라고 마음을 전해보았다.

나름 용기내서 연락한터라, 읽었는지 안 읽었는지, 어떤 답장이 올런지 기대하며 설레였다. 

살짝의 뭔지 모를 두려움도 같이..  


그래도 선물과 메시지를 보내면서 참 마음이 따뜻해졌다.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나눌 수 있는 마음과 여유가 내게 있는 것도 감사했다. 


메시지를 받은 이들은 내가 보낸 마음에 조금의 따뜻함을 더해 돌려주었다.

오랜만에 전화를 주기도 하고, 감동이 가득 담긴 답장을 받기도 했다. 

생각난 김에 용기를 조금 더해 행동으로 옮겼더니, 내 세상이 조금 더 살만하고 따뜻해졌다. 

아직도 내 주변에는 좋은 사람들이 있구나, 라고 느꼈다.


여려 곳에서 우리는 행복을 느낄 수 있지만, 무엇보다 좋은 관계 속에서 우리는 진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그런 행복을 느끼기 위해 우리는 다양하게 노력하는데, 관계도 우리가 용기도 내고 노력도 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크리스마스를 빌어 인사를 건네는 것, 그것이 나를 행복하고 따뜻하게 만들었다.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지금 그 마음에 있는 따뜻함을 전해보길..!

당신이 전한 따뜻함이 아마도 조금의 열기를 더 지니고서 당신에게로 돌아올 것이다.



덧, 

며칠 전에는 무려 6년 만에 학부 때 가장 존경했던 교수님께 연락을 드렸었다. 

문자나 전화가 아닌, 메일로.. 감사한 마음을 담아 메일을 드렸는데, 메일 보낸 지 3분도 안되어 교수님께 전화가 왔다. 그 전화를 받자마자 살짝 눈물이 났다. 마지막 연락을 드린 지 6년이 지나서 정말 오랜만에 메일을 드렸는데, 바로 전화로 답장을 주시다니! 

그리고 너무 반가워해주시고 나의 연락에 기뻐해 주시며 여전히 나를 아껴주시는 그 마음이 들려오는 음성에서 여실히 느껴졌다. 연락을 그간 하지 못했던 용기 없었던 내 모습이 부끄러워지는 순간이기도 했다. 


교수님께서는 공백을 깨고 박사과정을 시작한 내게 격려와 응원을 아끼지 않으셨다. 늦은 건 아닐까 불안해 하는 내 마음을 아시기라도 하신 듯, 좋은 시기에, 딱 적당한 나이에 시작했다며, 진심어린 격려와 조언을 아끼지 않으셨다.  


길지 않은 내 인생에,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었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연말이다. 

내 삶을 늘 선하고 좋은 것들로 채워주신 하나님께, 그래서 이 모든 것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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