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준이가 걸음마를 떼고 여기저기 뛰듯 걷기 시작했다.
도준이가 막 걸어가는데
팔을 휘두르며
머리가 앞으로 쏠리고
잰걸음으로 걷는 게
꼭 성격 급한 할아버지가 걷는 것 같았다.
도현이는 완전히 달랐다.
뒷짐을 지고
천천히
하늘을 보며 걸었었다.
세상 느긋하고 한량인 할아버지가 걷듯 그렇게 걸었다.
나는 두 아이가 할아버지가 되었을 때는
이 아이들 옆에 없겠지만
지금은 왠지 할아버지가 되어 있을 그때에 가있는 것 같다.
내 예상대로
이 두 아이는
할아버지가 되어서 지금처럼 걷고 있을까?
이 이야기들은
언젠가 없어질 나를 대신해
남기는 이야기들이다.
매일매일 쓰는 유언 같은.
조금은 가볍게, 가끔은 무겁게
대부분 재미있게, 더러는 아주 특별하게
그렇게 매일매일
나의 아이들한테 이야기를 남기려고 한다.
마음이 괴롭거나 외로울 때
심신이 힘들고 지칠 때
어떤 일이 있어도 없어도
나는 엄마를 찾았다.
그저 엄마가 거기에 있는 것만으로도 위로를 받았으니까.
내 아이들이
내가 그랬던 것처럼
작은 위로와 조금의 힘을 얻어가면 좋을 텐데.
나는 늘 언제까지나 아이들 곁에 있을 수 없으니
대신 남긴다.
혹시 필요할지도 모르니.
이 이야기들이 필요 없다면 더 감사할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