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언어

모든 언어는 바닥에서 돋아난다

by 마혜경



DawidZawila | Unsplash




흔들리는 언어




바닥을 정한다

높이 올라간다

지붕이 필요 없는 바닥은 바닥만으로도 집이 될 수 있다

빙 둘러 벽을 세우면 속을 파낸 집이 된다

바닥을 위해 높이 올라간 재료들은

높다고 떨어지거나 굴러가지 않는다

집을 짓는다는 마음이 집을 짓는다

잠시 햇살이 지붕이 때가 있다

바람은 햇살을 가지런히 빗은 주인의 표정에 따라 꿈을 조금 연장한

그 집에는 주로 나뭇가지를 닮은 발들이 잠을 자는데

새집증후군이 없으니 두통이 있다는 걸 꿈에도 모른다


다만 주의사항이 있다

바닥이 흔들립니다
비를 맞는 행운은 서비스죠
다만 몸을 둥글게 오므리다가

떨어지거나 미끄러져도

설령 그것이 꿈일지라도
책임질 수 없습니다,

체크해야 하는 개인수집동의서 비슷한 것이 있다


빗방울도 나뭇잎도 잠시 들러 잠을 잘 수 있지만

사람들이 그곳을 새집이라 부름으로써

새들이 오랫동안 주인이 된다


그 집, 높은 바닥 끝에는
날개라는 단어가 돋아나고 있다